하나만 선택할 순 없어

일과 육아를 함께 잘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걸까

by 록록록

아기의 인지 능력이 점차 발달하고 있다. 나를 보고 웃고, 내가 없어지거나 낯선 사람을 보면 우는 등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 복직하고 나서의 아기의 시간을 생각해본다.


떨어진 시간동안 아기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무엇을 표현하는지 알 수 없을 것이다. 미안함, 죄책감, 걱정의 감정이 계속해서 나의 복귀를 망설이게 만들고 정말 하나를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것인지 극단적인 생각만이 나를 감싸고 있다.


임신을 하기 전 나는 커리어에 몰두했다. 학창시절부터 경쟁을 즐겼고, 이기는 싸움을 하기위해 내 모든것을 걸었다. 일은 곧 나였으므로 일이 잘 될수록 나는 행복하고 성취감을 느꼈다. 당연히 이런 나에게 임신과 출산은 커리어의 걸림돌이었다. 임신을 망설였을 때, 남편은 내게 '낳기만' 하라고 했다. 양육은 자신있다며 의기양양했다.


하지만 왠걸 막상 아기를 낳으니 자연의 섭리에 따라 모성애로 아기를 사랑하게 되고, 그 사랑은 내가 일을 사랑했던 것 보다 더욱 커지고 있다.


아기를 키우는 일에 모든 걸 몰두하고 싶지만 현실의 얘기는 다르다. 외벌이로는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아끼고 아껴 살림을 꾸리고 아기를 키우는 일은 정말 가치 있는 일이지만, 나에겐 그 가치가 성립하지 않는다. 나는 일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자아실현을 하고, 내 인생의 다양한 페이지를 꾸려나간다.


아기를 생각하면 일을 포기해야 하고, 일을 생각하면 육아를 포기해야 하는 현실이 되돌이표처럼 내 머리 속에 맴돈다. 처음 출산휴가 3개월과 육아휴직 6개월을 신청했었고, 이제 그 시간이 3개월 남짓 남은 상황이다. 저 정도도 길게 휴직을 낸거라 충분한 시간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육아를 해보니 시간이 전혀 길지 않다. 아기는 매일 매일이 다르게 날로 크고 어제와 오늘의 차이가 별로 없는 나와는 달리 아기는 엄청난 발달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복귀할 즈음 아기는 9개월이 될 예정인데, 언어발달과 신체적 발달이 급격히 변화하는 시기라 그걸 생각하니 복귀할 수가 없다.


어린이집 대기도 어마무시하고, 조력자도 전무한 이 상황에서 답은 하나다. 육아휴직 연장. 하지만 휴직기간을 연장하게 될수록 일과 거리감이 생기는게 무섭다.


또한 더 연장하더라도 결국은 복귀를 해야하는데 그 때의 아기 발달 상황은 어떡할지, 아기를 케어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현실들이 엉켜있는 실타래처럼 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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