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밥 Aug 12. 2024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는
나쁜 것일까

ubob insight



대퇴사(The Great Resignation) 이후 직장 내에 새로운 사회 현상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 인데요. 조용한 퇴사는 이전에 “대충하다(phoning in it)”, “설렁설렁하다(coasting)”의 뜻으로 통하며, 1999년 영화 <오피스 스페이스>에서 다소 과장된 모습으로 표현되기도 했었죠. 지난해 말부터 팬데믹이 진정세에 접어든 반면, 경기침체 가능성, 일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끔 만드는 요인들이 연이어 등장하며 틱톡에서 다시금 확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다시 떠오르고 있는 조용한 퇴사 트렌드와 관련해 HR 담당자가 알아야 하는 것은 무엇이 있는지 알아볼까요?









: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란?


먼저, ‘조용한 퇴사’라는 단어를 듣고 쉽게 연상할 수 있는 이미지에는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퇴사'라는 단어를 통해 떠올리게 되는 ‘실제적 퇴사’가 아니라, 원래 일하기로 합의한 업무 범위와 시간을 넘어서는 일을 그만두는 것을 뜻합니다.


‘조용한 퇴사’ 바람을 지난 10년간 우리 사회에 만연했던 허슬(Hustle) 문화에 대한 반응으로써 보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허슬문화란 ‘일’에 대한 우선순위를 높게 책정, 일이 삶의 중심에 놓여 개인생활보다 업무를 중시하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것을 높이 평가하는 문화를 뜻하죠. 새롭게 나타난 현상은 아니지만 이러한 현상은 최근 몇 가지 이유로 점차 확산되고 있습니다.



: 조용한 퇴사가 확산되는 이유


원격/하이브리드 근무 증가 : 요즘 직원들은 사무실 등 근무지 위치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출퇴근을 하지 않고,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지 정하지 않아도 일의 우선순위를 매길 수 있는 자유와 유연성이 보장되는 직장이 늘고 있지요.


경기 활성화 : 2008년 경제 붕괴를 겪은 직원들은 잠재적 해고에 대한 스트레스와 불안을 견뎌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경제 회복기에 접어들면서부터 직원들은 해고 등, 고용 안정과 관련한 스트레스를 점차 덜 받게 되었었죠.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 최근 몇 년 동안 직원들의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분위기가 확산되었고, 많은 기업들이 직원에게 관련 프로그램 및 치료 기회를 제공하는 등, 관련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팬데믹은 일에 대한 직원들의 통상적인 생각과 접근방식을 완전히 뒤흔들어 놓았습니다. 유연한 업무환경, 고용 안정성이 증가하면서 워라밸을 중요시하는 문화도 생겨났지요. 그런 면에서 조용한 퇴사가 HR분야 및 직장인들 사이에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일으켰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들어 ‘조용한 퇴사’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조용한 해고’라는 단어를 종종 접하는 분도 계실 텐데요. ‘조용한 해고’ 역시 ‘조용한 퇴사’와 마찬가지로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닙니다. 조용한 해고(Quiet firing)는 고용주가 직원의 업무나 환경을 천천히 변화시켜 결국 직원 스스로 직장을 떠나도록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건설적 해고’라고도 표현하며, 실제 이와 관련한 LinkedIn의 설문 조사 결과에서도 약 80%에 달하는 직원들이 직장 내 조용한 해고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죠. 조용한 해고에 관련해서는 추후에 조금 더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 그럼 조용한 퇴사는 나쁜 것일까?


‘조용한 퇴사’ 자체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닙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조용한 퇴사와 업무 성과 간에는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거든요. 즉, 성과와 몰입도가 낮을수록 조용한 퇴사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지만, 그 반대일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직원들이 성과 창출에 있어 계속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다는 상황 자체가, 무언가 잘못됐다는 신호탄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직장인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무언가’는 관리자나 동료와의 업무 갈등일 수도 있고 개인적인 문제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불안의 근본 원인이 무엇이든간에, 조용한 퇴사 문제를 해소하고 싶다면 무엇보다 대화를 통해 직원들에게 다가서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HR담당자라면 다음의 5가지 대화 방법을 통해 구성원의 조용한 퇴사 현상을 완화하고, 인재 유지 전략의 TIP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1. 다양한 세대의 요구사항을 이해할 것 


워라밸은 대부분의 세대에서 우선시되고 있지만, Z세대 사이에서 특히 영향력이 큰 요인입니다. Z세대에게 일과 삶의 균형은 업무 몰입도를 높이고, 일에 대한 가치를 부여하고, 생산적이라고 느끼는 핵심 동인이거든요. 국내외 Z세대의 직장경험 관련 설문에서도 다수의 응답자가 퇴사 원인으로 스트레스와 번아웃을 꼽은 결과를 참고한다면, Z세대와 관련된 견해에 어느정도 현실이 반영되었음을 가늠해 볼 수 있겠습니다.

(▶Z세대 연구 자세히 보러가기)


반면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의 업무가 의미 있다고 느낄 때 직장에 머무를 가능성이 3배 높고, 조직 내에서 자신의 목소리가 가치 있게 전달된다고 느낄 경우에는 2배 더 높습니다. X세대 직원은 자녀, 노부모, 직장 사이에서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유연성을 중요시 하는 경향을 띕니다. 실제로 직업 전망을 평가할 때 X세대의 80% 이상이 '업무의 유연성'을 고려한다고 언급했지요. 이에 HR 리더로서 조직이 여러 세대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이해하도록 돕고, 건강한 직장 문화를 조성하도록 만드는 인사담당자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2 . 심리적 안정감 제공 


사람들은 직장 내 기여도 및 노력에 대한 인정과 심리적 보상을 기대하기도 합니다. 2022년에 조용한 퇴사와 관련해 실시된 People Management 社의 연구 결과는 이와 관련된 몇 가지 시사점을 남겼는데요. 그 중 인상적이었던 결과는 사람들이 조직을 신뢰할 수 있다고 느낄 때, 업무 성과가 극대화된다는 점입니다. 신뢰할 수 있는 조직이란, 상충되는 견해를 지닌 팀과 경영진에게도 스스로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할 수 있을 만큼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곳을 뜻합니다.



3. 목적 지향적 EVP(Employee Value Proposition, 직원 가치 제안)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업무를 더 높은 목표와 연결시키려는 욕구를 품고 있습니다. Gartner 社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직원들이 회사를 평가할 때에는, 보다 명확하게 정의되고 목적 지향적인 EVP(Employee Value Proposition, 직원 가치 제안)를 지니고 있는지를 가늠해본다고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EVP'란 기업에 판매하는 단순 서비스 및 제품 그 이상의 것으로, 조직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에 기반한 충성심을 형성하기 위한 행동을 뜻합니다. 비즈니스 맥락에서 바라본다면 EVP를 넷 제로(Net-zero, 탄소중립) 또는 ESG, 다양한 인력 창출 등 사회적 목표와 연결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4. 남아 있는 직원들과의 ‘스테이 인터뷰’ 진행 


회사에 남아 충성심을 발휘하고 열심히 일하고 있는 직원들과의 ‘스테이 인터뷰(Stay Interview)’를 진행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스테이 인터뷰란 대화를 통해 자신의 직무에 대한 직원 개개인의 관점을 파악해보는 시도인데요. 직원이 조직에 합류한 이유와 현재 조직에 남아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요소, 조직에 남아있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등을 이해하기에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시도는 중요함에도, 생각보다 자주, 잘 이루어지는 조직은 별로 없습니다. 특히 인터뷰 결과에 따른 조직의 피드백(변화)도 놓쳐서는 안 될 텐데요. 스테이인터뷰는 이처럼 조직의 변화 및 실행의 기회를 마련하고, 자신의 팀에 투자하려는 기업 및 관리자들의 의지를 보여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는 시도입니다.



5. 개인화 및 맞춤화 된 직원 경험 생성 


각기 다른 요구사항, 기대사항, 과제를 가지고 있는 직원들에게 일원화된 근무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지양하는 편이 좋습니다. 직원들의 요구사항과 환경에 적합한 경험이 제공되지 않는다면, 젊은 세대일수록 더욱 쉽게 좌절감을 느끼거나 조용한 퇴사를 택할 가능성도 높아지니까요.


이에 따라 HR 리더에게는 온보딩부터 직원 경험에 이르기까지, 개인 맞춤형 직원경험 제공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하는데요. 개인화 된 맞춤형 직원 경험에는 직원들이 언제든지 업무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고, 휴가 요청이나 정보를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HR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 등이 포함됩니다. 단적인 예로 신입사원에게 웰컴메일 발송과 적절한 온보딩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게끔 업무 플로우를 설계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직원들의 목소리에 관심과 주의를 기울이고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먼저 행동으로 옮겨보세요.

직장 내 조용한 퇴사 분위기가 만연하다면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궁극적으로 대화를 통해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직원들의 다양한 요구사항에 귀를 기울이고, 관리자가 팀원을 상황을 살피고, 안부를 물을 수 있는 조직문화를 조성한다면, 직원들은 소속감을 느끼고 회사에 충성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그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조직을 위해 일하는 것 역시도 기쁘게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팬데믹의 영향으로 직원-고용주 간 전통적인 위계질서에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점차 변화하는 직원들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반영할 수 있게끔 기존의 조직 운영 프로세스를 재편하고, 획일적인 솔루션에서 벗어나야 할 필요성도 점차 커지고 있음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함께 보면 좋은 유밥 콘텐츠 



원문 보러가기




유익한 정보를 더 알고 싶다면?

더 많은 인사이트 보러 가기 >

뉴스레터 구독하기 >


www.ubob.com 
직원 교육을 넘어 기업 성장까지 함께 고민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잘나가는 조직의 인재는 '이것'이 다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