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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밥 Aug 13. 2024

Z세대를 위한 HRD 방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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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영화 ‘아바타’의 주인공 제이크 설리는 인류가 판도라를 정복하는 ‘아바타 프로젝트’에 저항했던 가장 혁신적인 인물이었다. 세월이 흘러, 2022년 영화 ‘아바타:물의 길’에서 ‘오마티카야’ 부족의 족장이자 네 아이의 아빠가 된 제이크는 더 이상 혁신의 상징이 아니다. 종족과 가족의 안전이 최우선인 보수적 인물로 변해 자유와 변화를 꿈꾸는 아들 ‘로아크’와 대립한다. 과거에 가장 혁신적이고 변화 지향적이었던 조직과 사람들도 시간이 흘러 보수적으로 변한다. 그리고 한국의 기성세대는 경영학의 구루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가 그의 저서 ‘Next Society’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변화와 혁신을 만들어낸 사람들이었다. 한때,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변화의 상징이었던 한국의 기성세대가 오늘날 직장에서 Z세대를 만나 ‘꼰대’의 위치에 서게 된다.


조직의 HRD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HRD는 조직의 변화와 혁신을 지원하며, 끊임없이 변화해 왔다. 하지만 새로운 세대의 눈으로 본 HRD 역시 구태일 수 있다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그렇다면 과연 누구의 생각이 더 옳을까? 그동안 조직의 성장과 변화를 지원해 온 HRD일까, 기존 세대와는 다른 관점과 니즈를 품은 Z세대일까?



2013년 조르디 쿠어드박(Jordi Quoidbach), 대니얼 길버트(Daniel Gilbert), 티모시 윌슨(Timothy Wilson) 세 명의 심리학자는 Science에 “The end of history illusion”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한다. 모든 세대의 사람들은 과거 10년의 변화는 컸지만, 미래 10년은 과거 10년의 변화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데, 나이가 많을수록 과거의 변화 크기도 미래의 변화 예측도 작았다. 20대에게 과거 10년의 변화가 100이라면, 60대에게 과거 10년의 변화는 30밖에 되지 않았다. 20대에게 미래 10년의 변화 예측이 50이라면 60대에게 미래 10년의 변화 예측은 10 정도였다. 우리가 사는 실제 세상은 과거 변화의 크기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미래 역시 변한다. 하지만, 기성세대는 미래의 급격한 변화를 원치 않은 소망을 담아 변화를 예측한다. 그리고 이런 전망은 대개 틀린 예측이다. 변화의 속도는 젊은 세대에게 맞추는 것이 옳다.



※ 출처 : Quoidbach, J., Gilbert, D. T., & Wilson, T. D. (2013). The end of history illusion. science


따라서, HRD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Z세대의 변화하는 학습 트렌드를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전국의 대학생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유밥×에브리타임 서베이' 리포트를 살펴보면, 새로운 세대의 세 가지 학습 트렌드 변화가 눈에 띈다.








첫째,  비대면 학습 및 숏폼(short form) 콘텐츠에 대한 선호다.


비대면 및 숏폼 콘텐츠 선호에 대한 HRD의 대응은 Z세대 연구에 탁월한 시장조사 기관인 McCrindle Research의 5가지 Gen Z 키워드를 참고해 볼 만한다. Digital, Mobile, Social, Visual, Global 이다. 우리나라 HRD는 디지털과 모바일, 글로벌, 비주얼로의 빠른 변화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대중적인 이러닝 기반 교육방식은 기존 학습 로드맵의 답습 혹은 단순 복기 수준에 머무른 경우가 많은 듯 해 조금 아쉽다.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적응할 수 있는 HRD가 되려면 궁극적으로는 학습 플랫폼이나 커뮤니티 내에서 동료 학습자 및 강사와의 소통과 피드백, 넷플릭스(Netflix) 방식으로 대변되는 대량 DB에 기반한 학습 성향 분석 및 추천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실리 지향이다.


Z세대는 기성세대에 비해 교육보조금, 의료비지원, 각종 수당과 같은 현실적인 복리제도에 대한 선호가 높다. 메릴랜드 글로벌 캠퍼스(University of Maryland Global Campus) 경영학과 나나 암마 아케암퐁(Nana Amma Acheampong)은 기존 17개 연구를 종합한 결과, Z세대가 실질적인 부가 혜택(fringe benefits)을 제공한 기업에 더 많은 지원을 하고, 더 오래 근무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Z세대는 자신이 실제 활용하기 어렵거나, 조직 내 소수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각종 복리후생제도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따라서, HRD는 Z세대의 현실적이고 실리적인 특성을 반영해, 학습 제도를 개선하고 지원해야 한다. 학습 과정 역시 Z세대가 현재 수행하고 있는 일이나 경력개발에 실질적 도움 및 성장 정도를 가시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 때 더 효과적일 것이다.





셋째,  Z세대는 하나의 플랫폼에 머물러 있지 않는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다.


기성세대의 안정 지향적인 특성과는 달리, Z세대는 더 낫고 경쟁력 있는 곳이 있다면, 그곳이 직장이든, 플랫폼이든, 커뮤니티든 얼마든지 옮길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FOMO(Fear of Missing Out)'를 겪는 경우도 많다. FOMO는 배제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인데, 다른 사람들이 이미 하고 있거나 알고 있는 유익한 정보에 대해 자신만 소외됐다는 느낌에서 비롯된다. FOMO 증후군을 겪는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SNS에 접속해 집요하게 타인의 행위를 관찰하고 정보를 얻으려 한다. HRD는 학습 플랫폼이나 커뮤니티 내에서 학습자들 모두가 공유할 수 있도록 적극적 정보 교류를 돕되, 익숙함이 지루함으로 바뀌기 전에 선제적 대응을 해야 한다. Z세대의 변심의 속도는 항상 예상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HRD가 잊지 말아야 할 진실, 하나만 당부한다. 젊은 세대가 인지하는 변화의 속도가 옳다고 모든 것이 다 거기에 맞춰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숏폼 콘텐츠는 이해하기 쉽고 순간적 재미만을 추구한다. 그렇다면, 교육도 쉽고 재밌기만 해야 할까?


목표관리와 동기부여에 있어 세계적인 연구자인 시카고대학교 부스 경영대학원 아옐렛 피시바흐(Ayelet Fishbach) 교수는 학습이 재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 비해 성장은 본디 어렵고 불편하다는 사실을 인지한 사람들의 학습 동기가 더 높고 학습 성과도 더 좋다고 주장한다. 수능 각 분야의 일타 강사들은 공부가 어렵고 힘들다는 사실을 항상 주지시킨다. 재미만을 추구하는 학습은 자기 능력에 대한 과신(overconfidence)을 낳기 쉽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재밌기만 한 교육은 실제로는 제대로 알지 못하지만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메타인지적 착각(metacognitive illusion)을 만들어 내기 쉽다. ‘아바타: 물의 길’에서 제이크는 아이들이 자신의 능력에 대해 과신하지 않도록 항상 경계한다. ‘아바타’의 제이크처럼 현명한 HRD는 Z세대의 학습 변화 트렌드에 맞춰야 할 장면과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이끌어야 할 지점을 명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Source :

- 이해나. “소외될까 불안한 10~30대… '포모 증후군' 주의보.” 「조선일보」, 2022년 3월 2일.

- Quoidbach, J., Gilbert, D. T., & Wilson, T. D. (2013). The end of history illusion. science, 339(6115), 96-98.

- McCrindle, M., & Fell, A. (2019). Understanding Generation Z: Recruiting, training and leading the next generation. McCrindle Research Pty Ltd.

- Acheampong, N. A. A. (2021). Reward preferences of the youngest generation: Attracting, recruiting, and retaining generation Z into public sector organizations. Compensation & Benefits Review, 53(2), 75-97.

- Woolley, K., & Fishbach, A. (2022). Motivating personal growth by seeking discomfort. Psychological science, 33(4), 510-523.Quoidbach, J., Gilbert, D. T., & Wilson, T. D. (2013). The end of history illusion. science, 339(6115), 96-98. 피터드러커 『Next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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