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ob insight
많은 기업을 자문하면서 인공지능, 빅데이터와 같은 HRD 영역에서의 기술 변화의 흐름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인식해야 하는 것은 기술이 기하급수적(Exponential)인 속도와 크기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디스럽티브(Disruptive)한 혁신을 지속해서 이뤄내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의 격차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기업들은 자신들의 조직 역량을 확충하는 것이 더욱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또 다른 큰 변화 중 하나는 구성원들의 질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MZ세대들이 조직에 편입되면서 그들이 조직에 합류하고, 온보딩(On-boarding)하고, 학습해서 기여하는 방식이 과거와는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 요건 자체도 크게 변하고 있습니다. 과거 초기 산업 시대에는 성실성과 충성심을 갖춘 평균적인 인재를 확보하여 상대적으로 긴 시간 동안 기업에 적합한 인재로 만드는 빌드(Build) 전략, 또는 메이크(Make) 전략이 주요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에서의 인재 육성 방식도 평균적이고 장기적 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점차 산업이 고도화되고, 정보화 사회를 거쳐 인공지능을 필두로 4차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상도 변했습니다.
특히 IT 정보화 시대를 겪으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적응하기 위해 빌드(Build) 전략을 넘어서 바이(Buy) 전략, 즉 이미 다른 기업이나 학교에서 준비된 인재를 확보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인재를 두고 경쟁하는 인재 전쟁(War for Talents)이 최근에 많이 일어나게 된 것입니다.
그 이후 기술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면서 기업들은 바이(Buy) 전략을 넘어 버로우(Borrow) 전략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버로우(Borrow) 전략을 통해 바이(Buy) 전략보다 훨씬 빠르게 자신에게 요구되는 핵심 역량에 집중하고, 필요한 기술은 과감히 빌려 쓰는 스탭 온 디멘드(Staff-on-Demand)로까지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상은 평균적이고 성실한 인재의 모습에서 전문성으로 무장된, 빠르게 지속해서 재학습이 가능한 인재로 바뀌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에 리스킬링(Re-skilling)이 중요한 화두로 대두된 것입니다.
이 모든 변화는 바로 기업들이 새로운 환경의 변화에 맞춰 생존하기 위해서는 ‘시대를 앞서가는 조직역량’이 배양의 유일한 생존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시작된 것입니다.
연관 아티클 : MZ세대도 리스킬링이 필요한가요?(보러가기)
연관 아티클 : 은퇴를 늦추는 시대, 적절한 전략은?(보러가기)
기업의 인재 육성 방식에도 변화가 일어납니다. 평균적인 인재를 원하던 산업 시대에는 전통적인 클래스 룸(Classroom Training) 방식의 지식과 기술 전달에 집중했고, 클래스 룸 방식의 특성상 주요 타깃은 하향평준화 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기술의 빠른 발전에 따라 개인의 역량이 조직 역량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지게 되었고, 기업들은 평균적인 인재, 또는 하향 평준화된 교육이 아닌 개인의 특성과 전문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육성 전략을 설계하게 된 것입니다.
그 대표적인 것으로 70:20:10 전략이 있습니다. 많은 선진 기업들이 70:20:10 전략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70%는 개인의 직무에 적합한 셀프 러닝(Self-learning)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즉, 본인이 필요한 학습을 가능한 시간에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과거와 같이 본인이 바쁜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희생을 클래스 룸에 맞춰 희생해야 하는 것 따위로부터 탈피가 된 것입니다. 두 번째인 20%는 피어 투 피어(Peer-topeer), 주로 주변 동료로부터 업무를 학습하는 액티브(Active)한 학습 방법입니다. 특히 기술사회에서 뛰어난 동료들이 조직에 인입이 되면서 동료로부터 살아있는 지식과 경험을 배우는 것입니다. 나머지 10%는 주로 클래스 룸(Classroom Training) 환경에서 리더십이나 매니지먼트와 관련된 새로운 기술 또는 리더십 스킬들을 다른 리더로부터 학습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자, 이 과정에서 HRD 역할에 변화가 일어나고, 일어나야 합니다.
첫 번째, 집단 대상의 공급자 위주 교육에서 주로 조직 역량 배양을 위한 ‘수요자 개인 맞춤형 육성 및 성장’으로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두 번째, ‘주체의 변화’입니다. 과거 HRD 조직이 교육의 주체였다면, 이제는 구성원과 리더가 그 중심에 있어야 합니다. 미래의 조직 역량(Organizational Capability) 확보를 위한 방법론으로써 HRD 조직이 콘텐츠 큐레이터(Contents Curator)로서 해야 할 역할을 새롭게 해주어야 합니다.
세 번째, ‘HRD 조직과 구성원들의 역할 변화’입니다. HRD는 단순히 교육을 진행하고 운영하는 조직이 아니라 조직과 리더, 그리고 구성원들의 현재 역량을 가장 잘 파악하고 조직의 미래 역량 향상을 위해 어떤 역량이 요구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파악을 하는 전략적 마인드가 있어야 합니다.
네 번째, 데이터를 기반으로 ‘철저히 개인화된 접근’이 필요합니다. 머신러닝, AI와 같은 첨단 기술의 발전으로 각 개인이 직무에서 어떤 특징들을 보여주고 있고, 동일한 주제라고 하더라도 가장 적합한 형태로 인터벤션(Intervention)과 교육 방법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제가 근무했던 해외 선진기업의 경우, 이미 10여 년 전부터 구성원이 속한 직군, 직무에서 요구되는 역량이 명확히 정의되고, 그 직무에서 선택할 수 있는 다음 경력 경로(내가 수평으로 이동해 다른 직무를 더 경험할 것인가, 또는 내가 같은 직무를 하면서 그 위에 더 많은 책임을 갖는 직무로 승진/승급하는 수직 이동을 할 것인가. 또는, 본인이 같은 일을 하더라도 다른 지역으로, 나라로, 대륙으로 이동을 하는지, 할 수 있는지) 등의 모든 옵션이 제공됩니다. 나아가 현재와 다음 경력 경로에서의 차이 나는 부분과 역량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학습법을 제안합니다. 예를 들면, 본인이 현재 직무에서 이미 A, B, C, D라는 역량이 필요하고, 다음 경력이나 직무에서 C, D, E, F가 필요하다면, 본인에게 추가로 요구되는 역량은 E, F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E와 F를 강화하고 더 학습하기 위해 어떤 학습이 필요한지를 제안하는 것입니다.
쉽게 얘기하자면, 온라인 강의, 유튜브, 코세라(Coursera), 유데미(Udemy), 유밥(ubob) 등 어떤 강의가 본인에게 적합한지, 본인의 학습 유형에 잘 맞는지, 혹은 오프라인 강의가 더 효과적일지를 추천해주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본인과 유사한 경험을 했던 멘토들도 리스트업이 되며, 멘토들과 만날 기회가 제공되는 종합적이고 전체론적 접근방법(Holistic Approach)이 제공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여기에서 많은 데이터가 동원되고 활용됩니다. 예를 들어, A 직무에서 B 직무로 수평 이동한 사람들의 수, 그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그리고 A 직무에서 다른 국가로 이동한 사람들의 비율, 그리고 그 사람들은 또 어떤 사람들이었는가 등을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게 지원합니다. 그와 동시에 B 직무나 해당 국가에서 현재 열려있는 오픈 포지션(Open Position)이 있는 경우, 곧바로 그 직무에 지원할 수 있는 내부 채용 시스템이 동시 연동이 되어 있습니다. 즉, 학습이라는 것은 단순히 교육만 해주는 것이 아닌, HRM이나 리크루팅(Recruiting), 온보딩(On-boarding)의 모든 시스템이 잘 버무려져서 연동되었을 때, 가장 극대화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런 시스템과 프로세스는 제가 직접 경험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데이터와 시스템이 제공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의미가 있었던 시스템은 사실 PDP(Personal Development Plan)라는 제도였습니다. 이것은 누군가 강요하거나, 회사가 강압적으로 시켰던 것이 아닙니다. 회사는 여러 가지 옵션 중에 하나로 제공을 해주는 것입니다. 즉, 내가 지금 어떤 상태에 있고 미래에 어떤 모습이 되고 싶은가 하는 것 등 본인이 픽쳐링(Picturing)하고, 내다보고, 드리밍(Dreaming)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개인에게 필요한 데이터를 여러 각도에서 충분히 제공을 해주어야 합니다. 물론 미래에는 AI가 개인 특성을 반영한 학습 프로그램들을 여러 가지로 추천을 해줄 수도 있겠지만, 결국 학습의 주체는 구성원 당사자여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 그 당사자들의 조직장, 즉 리더들이 코칭(Coaching)과 피드백(Feedback)을 통해서 그 결과인 성장과 성과를 극대화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경영입니다.
개인적인 얘기지만, 저는 10여 년 전에 구글코리아(Google Korea)에 있을 적, 이미 3년 후 구글 본사로 이직하여 본인 경험의 폭과 깊이를 넓혀야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PDP(Personal Development Plan)에 명확히 기재해 오는 것을 제 루틴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내 모습을 명확히 이해한 상태에서 목표가 있다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 현재의 나의 모습과 미래와의 갭(Gap) 차이, 그리고 이것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가 저의 당연한 넥스트 무브(Next Move)가 된 것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나의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우선순위는 어디에 있는가?’, ‘가장 급한 학습은 어디서 일어나야 되는가?’, 그다음에 ‘이것을 만들어내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조직 내의 리소스가 내부에 있는가?’, ‘외부에 있는가?’, '동료 중에 똑같은 경험하는 사람이 누가 있는가’ 등의 것들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그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큐레이팅(Curating)하는 시스템이 내부에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인사업무를 했지만 내부에 있는 인사와 HRD 시스템의 가장 큰 수혜자가 오히려 제가 된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말씀드린 것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보통의 일반적인 개인화 교육, 또는 학습 수준입니다. 이미 많은 선진기업은 10여 년 또는 20년 전부터 해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우리는 아직 성장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기술의 발전을 통해 미래 기술 사회에서 요구되는 것은 단순한 교육의 개인화 수준에서 그치게 되지 않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HRD 프로페셔널로서, HRD 담당자로서의 마인드의 변화입니다. 우선 ‘개인화 교육(Personalized Education)’이라는 용어 자체가 다가오는 미래에는 적합하지 않은 가치일 수 있습니다. 특히 빠르게 성장하는 기술 기업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고 봅니다. 그래서 개인화(Personalization)를 넘어 초 개인화(Hyper-Personalization)라는 화두가 나오게 된 것입니다. 그 뒤에 있는 ‘교육(Education)’이라는 용어에 대해서도 다소 일방적(Unidirectional)인 부분들이 사람들에게 각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 그 결과로서 나타나는 학습과 성장이 진정한 궁극적인 방향이어야 합니다.
그 뒤에 있는 ''
기업에서는 보통 개인화가 직무에 기반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기업교육에서는 회사 전체 교육 또는 해당 직군 전체의 교육, 예를 들면 “개발자라면 모두 들어와야 해요.” 또는 “부장이라면 다 같이 들어와서 한낱 한시에 2박 3일 동안 교육받아야 돼요.” 또는 “우리의 인사 팀원이라면 다 같이 연수원에서 교육받아야 돼요.” 등 이런 형태의 평균적인 교육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었다면, 초 개인화는 어떤 모습일까요?
개인화(Personalization) 자체가 직무에 초점을 뒀었기 때문에 초 개인화(Hyper-Personalization)는 개인 안에서 더 세분화가 되고, 직무 내 업무(Task)나 프로젝트 단위까지 더 세분화되며, 또 그 수준에서 실질적인 역량 향상을 통해 성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즉, 교육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이것을 내재화하여 성과로 연동시킬 수 있고, 또 그것이 지속적이고 즉각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 ‘초 개인화된 학습 또는 성장’인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이루어지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보는 변화 중 하나가 HRM과 HRD 간의 아주 긴밀한 협력입니다. 사실 긴밀한 협력을 넘어서서, 향후에는 HRM과 HRD 간의 구분 자체가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동시에 HRD 실무자들이 더욱더 직무와 현업에 대한 이해와 회사 사업 전략에 대한 이해의 폭과 깊이가 더 깊어져야 합니다.
여러분들 같은 경우, (저도 마찬가지이지만) 모든 답이 책상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또는 외부 강사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조금 더 현업에 밀착해서 현업에서 어떤 니즈(Needs)가 있고, (당장 보이지는 않겠지만) 우리 회사의 전략을 고려했을 때 ‘어떤 조직적인 역량이 필요할 것인가’ 등을 예측하고, 이를 경영진과 함께 고민하여 풀어가는 방법을 고민하는 전략적인 큐레이터(Curator)가 되어야 합니다. 그들은 개인적으로 선진 기업들과 같이 HRD 또는 OD가 HRM보다 훨씬 더 전략적이어야 하는, 그리고 전략적인 시기가 머지않아 올 것입니다.
이미 많은 기업이 그 방향으로 움직여 가고 있습니다. 급격한 기술의 발전과 상황 변화로 인해 여러 조직이 고생을 했지만, 상대적으로 HRD 동료 여러분들께서 지난 2, 3년간 정말 고생이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힘들었지만 과정을 통해서 얻은 많은 경험, 그리고 인사이트를 통해 기업의 HRD, 나아가서 조직 역량 향상의 프레임워크(Framework)가 변화하는 긍정적인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퀀텀인사이트 대표
- 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 조직개발전공 석사
- 서강대학교 경영학 학사
- 現) 한글과컴퓨터 사외이사, 퀀텀인사이트 대표 역임
- 前) Kakao 인사 총괄 부사장
- 前) Google 본사 기술 부문 HR Business Partner
- 前) Google Korea HR Business Partner
- 前) Yahoo! Korea 인사총무부문장
- 前) SK Networks 인사팀
www.ubob.com
직원 교육을 넘어 기업 성장까지 함께 고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