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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별 Nov 24. 2020

결혼정보회사의 삼세판!

세 번 안에 결판을 내야 하는 이유

글을 쓰기 전에 먼저 언급하자면 내 얘기가 아니다.
내 친구 얘기다. 허허~


나이 삼십 대 중반.

친구 한테는 삼십 대 초반부터 지속적으로 연락 오는 결혼정보회사가 있었다.  

전화를 받을 때마다 남자 친구가 있다고도 해보고 없다고도 해봤는데, 남자 친구가 있건 없건 그들의 답은 동일했다.


남자 친구가 없다고 하면,

남자 친구가 없으니 좋은 분 만나셔야죠.


남자 친구가 있다고 하면,

남자 친구가 있어도 더 좋은 분 만날 기회 만드셔야죠.


뭐 이런 논리가 다 있나.


어째던 친구는 30대 초반을 지나 중반이 되고 나서 갑자기 소개팅 횟수가 줄어듬을 인지하게 되었고, 결국 매 분기마다 연락 오는 결혼정보업체와 미팅을 잡게 되었다.

첫 미팅에서 결. 정. 사 담당자는 친구의 외모부터 살펴보고, 연봉과 직업, 가족관계 등을 물어보았고, 친구는 외모도 이쁘장하고 나이에 비해 동안 인데다 직장이 탄탄한 친구여서 좋은 반응이 왔다고 한다.

그리고 자기 회사엔 정말 정말 좋은 남자들이 가입되어 있다면서 남자의 프로필 등 조건 좋은 남자들을 읊어대더란다.  

하지만 해당 결혼업체의 가격은 가입비에 성혼비까지 포함하게 되면 거의 천 단위가 든다는 사실에 가격을 듣자마자 뛰쳐나올 뻔했다는 후기를 전해주었다.


그래도 친구는 이왕 마음 먹은 거 그 당시 몇 군데에서 더 연락이 오길래 비교 삼아 다른 업체와도 미팅을 했고, 고심하다가 결국 적절한 가격인 곳에 가입을 했다.(소개팅 횟수가 줄어드니 조급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사실!

친구는 결. 정. 사에 가입한 지 벌써 1년 반 정도가 됐는데, 생각해보니 환불이 되는 딱 3번까지가 남자의 스펙이 제일 좋았단다. 말 그대로 '사'자 직업을 갖은 사람이거나, 집안이 몇백억 자산가이거나.


처음엔 친구도 첫 소개팅을 다녀와서는 '우와~ 가입 잘했다. ^^'라며 만족스러워했다.

그런데 그 '삼 세 판!'이 끝나고 나니 남자의 스펙이나 외모가 눈에 띄게 낮아지기 시작하더란다.


세 번의 소개팅이 끝나고 난 이후 소개팅에서, 한 번은 정말 얼굴을 보자마자 속에서 '욕'이 나올 뻔했단다.

(외모비하를 하려는 게 아니다. 본인의 스타일과는 정 반대의 사람이었던 모양이다. 여자한테는 사전에 사진을 안보여준단다) 진심으로 그 자리를 뛰쳐나오고 싶어 30분 동안 차 마시고 일정이 있다면서 튀어나왔다고 한다. 하하~


그러면서 들었던 생각이,

"아~! 저 사람한테는 내가 그 삼 세 판! 에 해당하는 사람인가?"

이더란다.


아 씁쓸한 순간이여.


친구는 아직까지 솔로다.

코로나 덕에 마스크 쓰고 만나는 것도 귀찮고(이쁘게 화장하면 뭐하나... 마스크 벗으면 얼굴에 고양이수염 자국이 남아 있는 걸..ㅋ), 연애해도 어디 다니질 못하지 않겠냐며 연애를 그냥 쉬겠단다.

현실을 받아들이니 편하단다.


"친구야 파이팅이야! 근데 너도 나도 크리스마스 때 할 거 없는데 우리 이브 날 만날까?"


코로나로 더 추운 겨울을 보내는 솔로들이여.
우리는 연애를 못하는 게 아니다.
코로나 때문에 안 하는 것이다. 허허~


*결혼정보업체 관련해서는 회사마다 가격, 서비스 등이 상이하므로 위에 기재된 내용이 모든 업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결. 정. 사를 통해 만나서 이쁘게 잘 사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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