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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별 Jan 22. 2024

가끔은 남편이 외박했으면 좋겠다

조용한 집

오빠, 내일은 관사에서 자고 올 거지?

남편 직장은 수원.

우리의 신혼집은 서울.


남편 직장은 관사가 따로 마련되어 있는데,

야근을 하거나 회식을 하게 되면 미리 얘길 하고 외박(?)을 한다.


사실 신혼 초엔 관사에서 자고 온다고 하면 갑자기 서운함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이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거 맞는 건가?

우린 신혼인데 관사에서 자고 오겠다고?

어떻게 나를 혼자 두고 밖에서 자겠다는 거지?'

라면서 서운한 마음이 한가득 채워졌었다.

그리고 가끔은 눈물도 났었다.


결혼한 지 1년이 지나고...

요즘은 가끔 남편에게 넌지시 물어본다.

"오빠, 오늘 관사에서 안자? 오늘 눈 내리는데 집에 올 때 힘들지 않을까?"


내가 남편을 안 사랑하는 게 아니다.

사랑은 하지만 가끔은 혼자서 남편 코 고는 소리 없이 大자로 편하게 자고 싶을 때가 있을 뿐이다.

근데 남편도 나 혼자 친정 다녀온다 하면 좋으려나?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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