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몸무게 안 잼
유별아. 이거 체중계 고장 난 거 아닌지 한 번 올라가 봐.
남편이 밥을 먹고 몸무게를 재더니 나를 급하게 부른다.
자기 인생에 최고 몸무게를 찍었다며 연신 "어떡하냐~"를 외쳐댄다.
그러면서 체중계가 고장 난 걸 수 있으니 나보고 몸무게를 재보란다.
나는 "밥 먹고 바로 재는 사람이 어딨어. 나는 밥 먹고 절 대 안재."라고 말하며 회피했다.
사실 나도 요즘 바지가 잘 안 맞는 걸 보면서 몸무게가 늘어났음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몸무게 잰 지 두 달은 지났다.
체중계 올라서는 게 두렵다.
오늘 아침.
화장실을 한 번 다녀오고 나서 몸무게를 재보았다.
오 마이갓!
체중계 숫자가 정확하게 확정되기도 전에 내려왔다.
사실 얼마 전 예전 바지를 입고 나갔다가 배가 조여서 현기증이 난 적이 있었다.
그 후로 한 치수 큰 바지를 사고, 전에 입던 바지는 버렸다...
체중계가 아니어도 나는 이미 나의 사이즈가 늘어난 것을 옷으로 예감하고 있었다...
늘어난 몸무게가 살이 아닌 근육이길 기원해 본다.
체중계.... 버려버릴까?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