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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별 Jul 28. 2021

아빠는 왜 답장을 안 할까?

가족 단톡방에서 아빠는 조용하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 사랑해.

엄마의 아침 기상 카톡이 시작되면 오빠와 나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답장을 보낸다.

"우리 가족 오늘도 파이팅!!"

"엄마 아빠 오빠도 오늘 좋은 하루 되고 더위 조심해요~"


그런데 단 한 사람.

아빠는 조용하다.

분명 아빠한테 이모티콘 선물도 하고 아빠한테도 안부를 물었는데 아빠는 대답이 없다.



아빠는 감정표현을 잘 안 하신다.

'좋다. 사랑한다. 맛있다. 예쁘다.' 이런 뭔가 애정이 넘치는 표현은 특히나 너무너무 부끄러워하신다.

손가락 발가락이 오그라드는 느낌을 받으시는 거 같다.

그래서 엄마는 항상 아빠한테 이렇게 질문하신다.

"나 예뻐? 이거 맛있지? 바람 쐬니까 좋지?"

단답형인 아빠의 성향에 맞게 '응, 아니'만 대답할 수 있게 엄마도 나름 전략을 짠 후 질문을 한다.


그런데 표현을 잘 안 하는 아빠의 성향을 백번 이해한다고 해도 이모티콘 하나로 답변 하나 보낼 수 있는데 아무 말씀 없으신 건 살짝 아쉽다.


아! 생각해보니 우리 아빠도 굉장히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감정 표현하시는 거 하나 있기 하다.

"너네 연애 안 하니? 결혼해서 애도 낳고 그래야 좋다. 아빠 친구들은 만나면 손자 손녀 사진 보여주면서 자랑하더라."


그런데 이런 감정표현은 안 하셔도 되는데...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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