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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별 Aug 03. 2021

돈도 없을텐데 무슨 용돈을 줘

미안해 하기보다 고마움을 표현하면 된다

돈도 없을 텐데 무슨 용돈을 줘. 안 줘도 돼.


예전에 부모님한테 오빠와 내가 용돈을 드리면 엄마는 이렇게 말을 했었다.

그런데 나는 이 말이 서운하게 들렸다.


부모님이 기분 좋게 받아야 즐거운데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받으시니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자식이 열심히 벌은 돈이니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에 하시는 말씀인건 알지만 그래도 나는 왠지 모를 서운함이 느껴졌다.


그래서 한 번은 엄마한테 말을 했다.

"엄마, 오빠랑 나랑 각각 연봉은 남부러울 것 없이 받고 있고, 둘 다 능력이 좋으니 이렇게 용돈 드리는 거야. 그러니 받을 땐 그냥 '우리 자식들 덕분에 맛있는 거 먹을 수 있겠네? 고맙다. 너희들이 잘 자라준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용돈까지 주니 엄마 아빠는 너무 든든하고 고맙네.' 이렇게 말해주면 좋을 것 같아.

우리도 용돈 드리면서 기분 좋게 드리고 싶은데 엄마가 미안해하면 드리면서도 마음이 불편해. 미안해하지 말고 그냥 편하게 기분 좋게 받아요. 그런 게 나는 더 기분 좋아. '돈 더 많이 많이 벌어라~'하고 덕담까지 해주면 더 좋고."


그 후로 엄마, 아빠는 용돈을 드리면 기분 좋은 말을 건네시면서 즐겁게 받으신다.

덩달아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선물을 주는 사람은 상대방이 얼마나 기뻐하며 받을까 기대를 하게 된다.

선물을 받는 사람은 주는 사람의 마음을 받아들이면서 '감사함, 고마움'을 표현하면 된다.

생각해보면 나도 누군가에게 뭔가를 줄 때 받는 사람이 얼마나 기분 좋게 받느냐에 따라 주는 기쁨도 달라졌던 거 같다.


내가 받는 사람이라면 기분 좋게 받고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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