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31
수도권에 거주하는 분들은 느끼시겠지만, 대한민국 서울에서 거주하는 인구는 과포화상태를 오래전에 넘어섰고 경기도로 인구를 분산하는 정책이 펼쳐지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그 문제는 계속되고 있다.
필자의 부모님도 경기도로 주거지를 옮기게 되었는데, 공항에서 처음 부모님 집으로 가는 길은 엄청난 모험과 같았다.
김포공항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몇 시간을 가서, 버스 정류장에서 택시를 잡아야 하는데 전혀 없어서 짐을 끌고 한참을 걸어서 대로변까지 나와야 그나마 택시가 좀 있었고 택시를 부르는 어플을 써도 근처에 택시가 없어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는데, 이후 비가 오는 날이 되면 가관이었다.
최근에는 택시도 시외버스도 증편됨에 따라 전보다는 훨씬 편해졌지만 서울에 있을 때 집에서 공항까지 택시로 30분 안팎으로 편하게 다니던 것을 생각하면 하늘과 땅 차이로 불편함을 느꼈다.
이후 알게 된 여러 가지 밈 중에 경기도민의 삶이라는 것이었는데 (웃음) 실감을 하고 공감하게 되는 것들이 상당히 많았다.
여러 콘텐츠(?) 중에 상세하게 묘사한 드라마가 등장했다.
나의 해방일지
OTT에서 우연히 이 드라마를 보게 되었는데, 경기도민의 생활을 너무도 구체적으로 표현했다.
필자도 자주 느꼈던 강남에서 집까지 시외버스를 기다리는 긴 줄과 초조함, 사람들과의 약속도 몰아서 잡는 분주함.
또 누군가지를 만나기 위해 상당한 각오를 한다든지 여러 가지 공감요소들이 많았다.
실제로 집에서 서울까지 가기 위해서는 구간버스를 타고 다시 시외버스를 타야 하는 불편함과 구간버스의 간격과 시외버스 간격 계산에 실패할 경우 상대방과의 약속 시간에 상당히 늦게 됨에 기본 1시간 정도 여유를 두고 이동을 하거나, 전동자전거를 이용해서 시외버스 정류장까지 이동을 하는 일이 느는 등 서울에 거주할 때는 생각지도 못하는 움직임에 익숙해져야 했다.
더욱 그럴 것이 부모님 집이 필자가 일본으로 거주한 한참 후에 이사를 함으로 인해 전혀 익숙해지지 않았고, 한국에 왔을 때 누군가를 만나는 일이 상당히 어려워지며 업무 이외에는 거의 다 강남으로 상대를 부르던지 애매할 경우는 공항으로 부르는 일이 일반적이 되거나 상대가 차로 이동하는 경우 근처까지 부르는 일도 생겼다.
이런 경기도민의 삶(?)과 상당히 비슷한 것이 일본에서는 치바현민의 삶이다.
도쿄의 옆 지역인 치바는 우선 디즈니랜드가 있는 곳으로도 유명한데 상당히 넓고 조금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교통이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신주쿠역~치바역까지 지하철로 약 70분 정도가 걸리는데 치바역에서부터 본격적인 치바가 펼쳐지며 우선 각 역의 정차 간격이 확연히 늘어나며 역이 없는 곳이 급증한다.
결국은 차로 이동하지 않으면 움직일 수가 없는데, 버스도 상당히 적고 간격도 정말 애매한 곳이 부지기수로 경기도의 분위기와 상당히 비슷하다.
특히 고속도로와 각 도로에서는 도쿄를 벗어나는 순간 가로등의 수가 급감하는 것으로 ‘도쿄를 벗어났다’는 것을 금방 실감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거주의 편의성을 생각할 때 몇 가지 기준이 있다.
지하철역 / 편의점 / 슈퍼마켓 / 병원
이들이 15분 이내에 있는지에 따라 집값(월세)이 달라지는데, 이는 도심의 기준이다.
치바로 가면 이것이 걸어서 몇 분이 아니라 차로 몇 분인지로 인식이 달라진다. (웃음)
결국은 차가 없으면 생활이 불가능한 곳이 많은데, 이로 인해 일본은 경차문화가 상당히 발달했고 고성능의 경차도 많이 존재하며 운전면허를 일반적으로 따는 분위기다.
필자 주변에 면허가 없는 이들은 거의 본 적이 없는데 필자는 면허가 없고 앞으로 딸 생각도 없다. (이유생략 웃음)
택시비가 한국의 약 3배 정도 되는 일본의 경우, 택시를 일상적으로 이용하기는 생각하기 어렵고 대부분 자차를 이용하기를 선호하므로 면허가 있어야 하지만 렌터카 비용은 한국보다 상당히 저렴하니 인생을 장기적으로 생각했을 때 면허가 있는 것이 이득일 확률이 높다.
그러나 면허 취득 비용도 한국의 약 3배 정도가 드는 것을 생각하면 시골에 사는 것도 간단한 일이 아니다.
따라서 필자가 치바를 비롯한 시골지역에 거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한국에 가면 경기도민의 삶에 따라야 하므로, 어려움을 겪지만 경기도에서는 얼마 전부터 여러 회사의 전동자전거 이용에 익숙해지면서 전보다는 많이 편하다고 느끼고 있다……..
도쿄에서는 분 단위로 계산하며 이동하고 특히 일로 움직일 경우 자세한 경로까지 파악하며 움직이지만 치바의 경우는 차로 움직일 계산을 하고 항상 운전 가능자를 미리 섭외한다.
서울에서는 도쿄의 움직임과 거의 비슷하지만 경기도로 이동할 경우에는 전후 1시간 정도의 여유를 갖지 않으면 업무로 이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서 미리 약속장소에 도착해서 기다리는 것이 일반적이 되었다.
친구들과 막차까지 술을 마시거나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가볍게 외출하는 일도 거의 없어졌다.
그러나 이를 이해하고 필자를 만나러 와주는 친구와 지인들에게 감사드리고 횟수가 줄었다고 친분이 줄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경기도에서의 삶.
주어진 시간을 유용하게 쓰는 법과 사람에 대한 가치를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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