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5
영화라는 말을 떠올리면 빠질 수 없는 단어. ‘헐리우드’
1980년대에는 한국영화가 세계시장에 알려지지 않은 시절, 수많은 헐리우드 영화를 안방에서 보았고 극장도 헐리우드 영화로 붐볐다.
미국=강대국
또한
미국=정의
라는 이미지는 헐리우드 영화가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계인이 침공해도, 어떤 악당들도 미국인들이 세계를 구하고 악당을 저지했다.
특히 그중에도 백인들을 중심으로 한 영화는 긴 시간동안 백인우월주의의 이미지를 만들기 충분했고 특히 미국의 이미지를 전 세계인들이 갈망하게 만들었다.
필자 또한 팝 음악을 국내 가요보다 먼저 듣고 영향을 받으며 미국 문화를 좋아했던 1인이었다.
특히 1990년대의 헐리우드 영화는 많은 영향을 주었으며 미의식에도 영향을 끼쳤다.
명작 영화
라는 말을 꺼내면, 저마다 각각 떠오르는 영화가 다를 수 있다.
세대차이도 있고 장르의 선호도에 따라서도 다른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과거에는 크게 느끼지 못하다가 2021년에 다시 보고 충격을 받은 영화가 있다.
바로 ‘탑건’ (Top Gun)이다.
공군을 제대한 필자는 자의든 타의든 전투기 관련 영화는 빠지지 않고 보는 편이었다.
비교적 최근 나온 영화 중에서도 명작이 있는데, 1980~90년대에 나온 영화 중에서는 두 편을 꼽는다.
Top Gun
Area88 (エリア88)
에이리어 88은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최근까지 나온 어떤 애니메이션보다도 격동적인 전투씬, 특히 Dog fight라고 일컫는 씬은 뛰어난 재현으로 충격을 받은 작품이다. 탄탄한 플롯과 함께 당시 최신기인 F-16, F-4 등 여러 가지 기종을 세밀하게 표현한 점은 역대 영화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의 수작이다.
탑건은 어린 시절 흘러가듯 보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36년 전에 나온 이 영화는 영화 내용을 기억하지 못해도 테마음악인 Danger zone으로 이미지를 굳혀 영화의 마지막에 탐 크루즈가 활주로 옆에서 오토바이로 전투기를 따라가는 씬은 기억 속에 깊게 남아 있었다.
코로나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져, 집에서 영화를 보는 일이 많아졌다.
하지만 최근에 나온 영화에는 아무래도 ‘충격’ 은 받지 못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탑건’ 이 무료로 볼 수 있는 영화 리스트에 올라 있는 것을 확인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보게 되었다.
오랜만에 느끼는 영상과 음악의 충격.
우선 CG가 거의 미비했던 당시 어떻게 촬영했을까가 의문이 드는 전투씬과 함께 F-14(Tomcat)의 역동적인 씬은 36년이 지난 지금에도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실제로 카메라맨과 전투기에 장착된 카메라로 촬영했을 거라 생각되는 실제 영상은 당시 헐리우드에서만이 제작 가능한 엄청난 기술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또한, 몰입할 수 있던 다른 요소는 ‘쓸데없는 씬’ 이 일절 없는 구성과 완벽에 가까운 카메라 앵글.
개인차일 수 있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앞뒤가 이어지지 않거나 특정 씬을 무리하게 집어넣는 경우가 있다.
감독의 욕구일 수도 있고 단순히 배우의 연기가 어설퍼서일 수도 있지만 최근에도 위화감을 느끼는 영화가 꽤 있다.
하지만 탑건은 그런 느낌을 일절 받을 수 없이 정제되고 계산된 현실감이 영화를 몰입하게 만드는 것을 느꼈다.
영화 추천을 묻는 이들에게 세대별로 탑건을 추천했는데, 모두들 상당한 관심을 가졌다.
그 후 후속편이 공개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코로나로 가지 않던 영화관에 2년만에 영화를 보러 갔다.
(일본에서는 한국보다 먼저 상영이 시작되었다.)
Top Gun Maverick
제목에서 이미 어느 정도의 내용은 예상했다.
너무도 놀라운 것은 주연 탐 크루즈가 다시 출연한다는 것!
감독이 별세했지만 핵심 주연은 동일인.
또한 내용 자체도 커다란 변화가 없음에도 변화가 필요한 36년.
그 점을 인지하듯 당시의 동료는 장군이 되어 있었다.
예상했던 내용과 함께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선 영화 인트로에 흐르는 테마 음악 ‘Danger Zone’!
이 음악이야말로 탑건을 연상시키는 가장 중요한 곡이 아닐까 생각하며 초기부터 몰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영화의 각 요소는 과거의 중요 포인트를 전부 재현하며 새로운 요소를 도입하고 있었다.
‘무인전투기’
실제적으로 파일럿 한 명을 키우기 위한 막대한 비용과 위험성을 생각해 드론을 시작으로 무인전투기 개발이 진행되고 있음을 전제로 영화가 전개된다.
현재를 받아들일 수 없는 주인공과 현실.
‘현역’에서 활동하기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해야 하는 것.
현재를 살고 있는 필자 자신을 투영하고 있었기에 몰입도가 높았을지도 모른다.
영화 중반까지 아쉬웠던 것은 이번 영화의 주요 기체가 F-18 호넷이라는 점이었는데, 현실을 반영해서 F-14가 등장하는 것은 어려운 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내내 아쉬웠다.
하지만 후반, 적의 격납고에 있던 F-14로 탈출하는 씬은 탑건 원래의 팬들에게 환호성을 지르게 하는 전개였고 무엇보다도 이전 파트너의 아들과 함께 5세대 전투기를 Dog fight으로 격추하는 씬은 극장의 모든 이들을 열광시킨 명장면이었다.
과거의 요소와 현재를 도입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것을 표현한 작품.
그 과정을 무리한 전개 없이 자연스럽게 표현한 ‘탑건 매버릭’은 2년 만에 방문한 극장에서 2시간 넘은 시간 동안 감정의 충격을 주었고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흐름에도 완전히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는 이들이 많았다.
필자가 최근에 더욱 느끼는 감정.
영화든 음악이든 ‘감정의 충격’을 받는 작품이 적다는 것.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단순히 감정이 부패해서 그럴 수도 있다.
혹은 새로이 만들어지는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는 미숙한 성장일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필자가 향해야 하는 흐름은 최신도 아니고 과거에 대한 집착도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것’
이 점은 필자 자신이 무엇인가를 지향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