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63
우리는 대부분 일생의 상당 시간을 사람들과 함께 보낸다.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아는 사람은 친한 사람과 친하지 않은 사람.
친한 사람은 가족과 가족이 아닌 사람.
가족은 기본적으로는 혈연관계에 기반하지만 요즘의 의미는 조금 다르게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다고 본다.
영화 ‘비열한 거리’에서 조인성 님의 대사가 기억이 나는데
식구라는 게 무엇이여?
라는 질문을 모두에게 던지고 한솥밥을 먹는 사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 대사가 깊이 기억되었고 가족과 식구는 좀 다른 의미를 지니지만 거의 동일한 의미와 함께 쓰여도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코레다 히로카즈 감독 님의 작품 중에 가족이라는 의미를 심층적으로 다룬 작품이 많은데 ‘베이비 브로커’ 에서는 타인들이 만나 인간관계를 만들어 가는 관계의 변화에 주목했고 ‘Shoplifters’(万引き家族)‘에서는 접점이 없는 이들이 모여 가족으로 보이는 관계를 만들고 그것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타인들에게는 가족으로 비춘다는 것에 대해 가족에 대한 여운을 남겼다.
반드시 혈연관계에 있다고 해서 소중한 가족이라고 할 수는 없고 배우자 이외에도 완벽한 타인으로 시작한 관계가 혈연관계 이상의 소중한 가족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선택할 수 없는 것이 부모와 자식이라는 말이 있다.
혈연관계에서 만들어지는 가장 기본적인 가족의 관계인데, 선택할 수가 없기에 더욱 중요할 수도 있지만 자식에 대한 의무를 전혀 하지 않는 부모나 부모에 대한 도리를 전혀 행하지 않는 자식도 적지 않기에 그럴 경우 이 기본적인 관계를 지속하는 것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필자의 경우, 가족에게는 항상 깊은 감사를 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연예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은 가족들의 응원과 희생이 있기 때문인데 최근에는 부모님의 건강상의 문제도 걱정이지만 아버지의 노인화에 따른 성격 변화가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가족으로 생각한다면, 싫은 점도 좋은 점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계와 가장 큰 차이라 생각되는데 이 점이 바로 가족과 가족이 아닌 이를 구분하는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나의 싫은 점도 드러낼 수 있고 상대의 싫은 점도 받아들일 수 있는 관계.
서로의 말이 서로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관계.
내 시간과 자원을 할애할 수 있는 관계.
이것이 가능하다면, 의심할 필요가 없는 가족이라 볼 수 있지만 이런 관계는 생각보다 매우 적다.
가족이 있다면 상당한 고생을 하더라도 같이 극복해 나갈 수 있지만, 작은 곤란에도 혼자서만의 힘으로 해결하는 데는 쉽지 않은 어려움이 있다.
영화 ‘기생충’에서는 이상적인 가족관계가 보인다.
빈곤한 생활에서도 서로를 원망하지 않고 즐겁게 살아가는 부모와 자식들.
또한 꿈을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에는 부모로서 자식을 위해 짐을 안고 가지만 그 수고를 잊지 않고 부모를 구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자식의 관계.
결코 돈만 있다고 만들어질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다.
필자의 경우도 전 가족이 상당한 고생한 시기가 있다. (지금도 고생(?)하고 있지만)
사기와 함께 나쁜 일들이 동시다발로 일었고 필자도 학교도 휴학하고 밥을 먹을 수 있을지 없을지의 상황이 지속되며 영화 ‘기생충’의 상황과 비슷했는데, 그 시기가 있었기에 지금도 가족들의 관계가 나쁘지 않은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이 존재하게 하는 가장 큰 자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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