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76
필자가 소고기 덮밥(규동)을 사러 가게에 갔을 때의 일이다.
주문을 하던 나이 든 분이 갑자기 언성을 높여서 점원에게 욕을 하기 시작했다.(일본어로)
노인 : ‘이게 아니잖아! 일본어 못하면 일을 하지 마! XX아’
점원: ‘그럼 남은 것은 가지고 가실래요?’
노인: ‘미쳤냐! 쓸모없는 것들이 일하고 있어 왜! ’ 가게를 나감.
예의를 지키지 않는 분이라 노인이라 칭하겠다.
분위기를 보니 노인은 규동의 큰 사이즈를 주문했는데, 점원이 잘못 알고 보통 사이즈 2개를 내온 것이다.
점원은 동남아시아 쪽 사람으로 보였는데 아마도 노인의 어눌한 일본어를 잘 못 이해한 것으로 생각했다.
필자도 지금까지 비슷한 일을 경험한 적이 있었고 시간과 번거로움이 있기에 그런 일을 겪어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일 수 있다.
그러나 원래 그 가게는 키오스크로 주문하게 되어 있는데 시스템을 쓰지 못하는 노인이 구두주문으로 해서 발생한 원인도 있으므로 점원만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만도 없는 상황이었다.
고급 레스토랑이 아닌 600엔 정도의 규동을 주문하며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요구하는 것도 웃기는 행위이고 상대방이 외국인이라고 완전 무시하고 욕설을 퍼붓는 것도 참으로 한심한 행위이다.
나이를 먹고 현명하지 못한 노인들은 국적불문으로 존재한다.
필자는 울먹이는 그 점원을 보다가 돌아가는 길에 ‘고맙습니다’라고 깍듯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가게를 나갔다.
특히 서비스에 엄격한 일본에서도, 이런 갑질을 하는 손님(カスタマーハラスメント)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제정하고 점원들을 보호하는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런 경우가 상당수라 생각하지만, 완전 반대의 경우도 있다.
필자가 조카의 애니메이션 상품을 사기 위해 유명 가게에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예약주문을 했음에도 가게의 수령카운터에서 상당히 기다려야 했고 조카에게 보낼 깜짝 영상을 위해 카운터 주변을 스마트폰으로 찍고 있었다.
갑자기 점원이 ‘ no photo! no photo! ‘
라고 스마트폰을 막으며 참으로 예의 없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
필자는 친절하게 일본어로 여기가
‘여기가 촬영금지 구역인가요?’
‘여기 다 안돼요. 사진 지우세요’
‘그런 글 쓰여있는 것 못 봤는데 어디에 쓰여 있나요?’
‘빨리 지우라고. 지워서 핸드폰 삭제 폴더도 보여주세요’
필자는 심각히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핸드폰의 안을 확인하는 것은 경찰이 오지 않는 이상 어느 가게에서도 강제할 권리가 없기 때문인데, 막무가내로 사진을 지우라고 화를 내는 점원을 어떻게 할까 생각 중이었다.
그러던 중 주문했던 물건이 나왔고 다음 일정이 있던 터에 여기서 더 실랑이를 벌일 시간이 없었다.
‘ (다 지우고 핸드폰을 보여주며) 됐죠?’
‘ (핸드폰 확인하고 쌩)’
참으로 어이가 없는 점원이었는데 이후 알아본 결과 촬영금지 구역이 아님을 공식적으로 확인했고 결국 그 직원의 횡포라는 결론이 나왔다.
물론 직원이라도 잘 못 알 수도 있지만 그 태도가 너무 불량하기 때문에 문제였다.
필자가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필자가 외국인임을 아는 순간 바로 반말을 하는 이들인데, 이들을 정상인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자 이런 경우는 어떤가?
일본에서 이런 경우는 드문데, 누군가 항의전화를 하거나 한 번 쓴 맛을 보게 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피해를 보는 이들이 늘 것이라 생각했다.
점원과 손님, 손님과 점원.
누구든 갑과 을,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
조금만 마음에 여유와 친절을 가지고 살 수 있다면 더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는 건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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