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5
필자는 먹는 것에 대해서는 별로 민감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해외에 나가도 먹을 것으로 고생한 기억이 딱히 없고 일본에서 살면서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식생활이 한국과 비슷하고 같은 쌀을 기반으로 한 식문화로 먹을 것이 많아 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익숙해지기까지 상당히 시간이 걸린 것이 있다.
바로 ‘날달걀’이다.
한국에서도 비빔밥에 날달걀은 넣어서 먹을 수 없었고 물론 날달걀을 목에 좋다고 그대로 먹는 것은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날달걀을 한국에서보다 훨씬 많이 먹는다.
‘소고기덮밥’(牛丼)으로 시작해서 ‘스키야키’는 날달걀에 내용물을 찍어서 먹는다.
가장 먹기 어려웠던 것은 쌀밥에 날달걀을 얹어 간장을 뿌려먹는 ‘간장계란밥’(卵かけご飯)이었다.
물론 이건 달걀의 신선도가 아주 높을 때만 먹는 것이기는 하지만, 초기에 날달걀은 너무 먹기 힘들었다.
아직도 자연스럽게 자주 먹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먹을 수 있게 되기까지는 대략 5년 정도 걸린 것 같다.
지방에 갔을 때 들른 식당이 간장계란밥만 전문으로 하는 곳이 있었는데 근처에 식당이 그곳밖에 없어 할 수 없이 먹어야 했는데.
그곳에서 먹은 달걀은 전혀 비리지 않고 처음으로 맛있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에는 날달걀을 먹을 수 있게 되었지만, 전혀 먹을 수 없던 것을 먹을 수 있게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고 계기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몸에 밴다’는 것은 많은 시간과 습관의 조합으로 그 조합이 묶여서 문화를 만들어 낸다는 생각을 했다.
필자가 만들고 있는 콘텐츠도 꾸준히 공표하지 않으면 인정받을 수 없다는 것도.
요즘은 일본에서도 한국 김치(한국식 김치)를 먹을 수 있는 곳이 많아졌다.
10년 전과 비하면 김치는 이제 일본 식당에 기본 메뉴로 나올 정도로 일반화가 되었는데 여기저기서 보게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필자는 한국음식을 좋아한다는 일본 사람들에게 자주 물어보는 것이 있다.
번데기 먹어 본 적 있어요?
10년 전과 비교해서도 아직도 번데기는 먹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필자는 좋아한다)
역시 어릴 적에 편식하지 말고 여러 가지를 먹어보고 경험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몸에 밴 소박한 음식이 시간이 지나면 가장 먹고 싶어 진다.
지금 가장 먹고 싶은 것은 한국 김치가 들어간 ‘김치찌개’.
그것도 어머니가 끓여주신 김치찌개라면 더할 나위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