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7
일본에 온 초기에는 개인적으로 돈을 쓸 일이 별로 없었다.
하루에 2번 식비가 지급이 되었고 필요한 물품은 거의 영수증 처리가 되었기 때문인데.
가장 큰 문제는 ‘밥’이었다.
사 먹는 것도 슬슬 질리기 시작하고 , 식비 상한금액(?)이 있어서 사 먹기도 애매한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어느 정도는 만들어 보기로 했다.
당시에는 기숙사에 살아서 혼자 사는 것이 아니었다.
냉장고도 공용이고 아무도 뭘 해서 먹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도구는 갖춰있었기에, 한 번 만들어보려고 했는데 처음으로 도전한 음식은.
파스타
일본은 이탈리아 요리가 일반화되어 있어 파스타 피자는 물론이고 이탈리아 요리 전문점이 상당히 많다.
그중 파스타는 집에서도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요리로 알려져 있어서 도전을 한 것인데.
결과는 대실패.
우선 양 조절에 실패했다. 사 온 파스타 면을 전부 냄비에 넣었기 때문.
거기까지는 괜찮은 편이었는데 문제는 길쭉한 면이 냄비에 들어가지 않아 면의 가장자리가 냄비 밖으로 나와 전부 타버렸다.
면은 퉁퉁 불고 사 온 소스도 생각했던 맛이 아니라 결국.
몇 번 먹고 쓰레기통으로………
그 후 쓰레기 처리와 설거지는 더불어 고난의 시간이었다.
비로소 깨달았다.
나는 요리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시간과 자원이 낭비이며 무엇보다 만드는 과정이 즐겁지 않다.
이후, 요리를 포기하고 대신에 집 근처에 싸고 먹을만한 맛집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요리를 하는 것은 곡을 만드는 과정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고 공감한다.
하지만 곡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만드는 것이지만 요리는 내가 먹기 위해 하는 것이라 목적이 다르다.
재능이 없는 것을 열심히 하는 것도 좋을 수 있지만 한정된 시간을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는 후자를 택했고 현재도 인스턴트 이외에는 집에서 거의 무언가를 만들어 먹지 않는다.
훗날, 요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한 가지 이유밖에 없을 것 같다.
결혼해서 자식을 돌볼 때.
부모가 돼서 같이 인스턴트 음식을 즐겁게 먹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요리의 길은 험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