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의 인연

ep57

by 유 시안

해외에서 살며 알게 된 한국의 좋은 점 중 하나가 품질에 비해 싼 물건이 많다는 것.

일본에서 산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안경은 한국에서만 맞추고 있었다.


이유는 싼 것도 있었지만, 항상 가던 안경점이 있기 때문이었다.

군 제대 이후부터 갔던 안경점인데, 딱히 친절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 안경점에서 맞춘 안경은 항상 눈이 편안했고 잦은 수리나 교정을 맡길 때도 한 번도 싫은 내색 없이 묵묵하게(?) 고쳐 주었다.


상당수의 안경을 맞췄고 이후 사장님이 필자의 취향을 알아 적절한 안경을 권해주는 등.

’ 안심할 수 있는 가게‘

가 되고 이후 가족 전원이 그 안경점을 이용하게 되었다.

가장 감동했던 것은.

필자가 해외거주를 시작한다고 안경을 맞추러 갔을 때였는데 사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고객에서 상당한 친절을 베풀기는 어려울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럼에도 사장님은 일본은 수리가격이 비싸니까 고쳐서 쓰라며 안경전용 드라이버와 부품 등을 작은 상자에 넣어 주셨다.


뭐라고 할까. 한국인의 따뜻한 정이라고 해야 하나.

실제로 일본에서 안경 수리를 맡긴 적이 있는데 코 지지대 수리에 2000엔(약 2만 원)이 들었다.


이후에도 국내에 들어올 때마다 그 안경점에 들렀고 수리를 하거나 새 안경을 맞췄다.

그러던 중 건물주가 월세를 배로 올려달라는 요구로 상당히 먼 곳으로 이전을 한다는 말을 들었고, 부모님 집도 이사하게 되면서 그 안경점에 들를 수 없게 되었다.


2019년에 집 근처 안경점에서 새로 맞춘 안경이 도수가 맞지 않아 코로나 이후 첫 입국 때 찾았더니 안경점이 문을 닫아 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고 다른 곳에서 새로 맞춘 안경도 그다지 편하지 않고 가격은 비싸서 불만이 많다.

일본에서도 싼 안경점이 늘어 가격이나 서비스를 생각하면 굳이 한국에서 맞출 필요성도 못 느끼고 있다.


전에 가던 안경점이 그립다.

안심할 수 있는 사람들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