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을 때는 요코하마에

ep26

by 유 시안

일본에 온 초기에는 휴일에도 잡일이 많아서 여행하거나 혼자서 멀리 어딘가에 가는 것은 시도하기 어려웠다.

무엇보다 친구도 없고 혼자서 다 경로를 조사해서 움직여야 하는 것이 부담이 되었다.


하지만 공연을 지속하고 일이 늘면서 스트레스도 늘어갔다.


필자는 활동 초기에는 거의 술을 마시지 않았고 교과서 같은 생활을 하고 있었다.


연습-공연-운동-레슨


스트레스는 점점 쌓여가고 친구도 없고 회사와의 마찰과 원하는 방향으로 일은 되지 않고 있었다.


필자는 스트레스가 쌓이면 바다를 보러 가는 습성이 있는데, 도쿄에서의 바다는 후지 TV가 있는 오다이바(お台場)가 대표적이긴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사적으로는 별로 가고 싶지 않았다.

그러던 중 알게 된 곳이 요코하마

요코하마는 항구가 연결된 바다도시로 8~90년대 제작된 영화의 배경으로 유명한 곳이고 관광지이기도 하다.

한국 영화에도 근대 배경으로 만든 영화에는 특히 ‘블루라이트 요코하마’ (ブルーライト・ヨコハマ)라는 곡이 자주 등장한다.


도쿄 도심에서 약 1시간 정도 걸리는데, 무엇보다 신주쿠에서 지하철을 갈아타지 않고 갈 수 있는 곳이어서 길 찾기에 약한 필자에게 최적의 장소였다.


다음 휴일에 바로 직행.

처음으로 혼자 움직인 장거리였다.

지금이야 전국 어디든 신칸센, 비행기, 버스 등 뭐든 타고 혼자서 갈 수 있게 되었지만 당시에는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적응하는 것에 부담이 컸다.


역에서 걸어서 5분.

항구가 있는 야마시타 공원으로 향했다.

탁 트인 바다와 함께 일직선으로 정렬된 벤치가 있었다.

그곳에 앉아 멍하게 바다를 바라보며 몇 시간 동안 있었다.

어두워진 후에는 조명이 밝아졌고 산책을 시작했다.


그 이후에도 생각할 것이 있을 때는 요코하마를 찾아 벤치에 앉아 바다를 보며 생각에 잠긴다.

2022년에는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야마시타 공원에서 3년 만에 열린 맥주축제가 있었다.

반강제(?)로 맥주를 마시며 재즈음악과 함께 바다를 보았다.


걸어서 여기저기 다니는 것만으로 관광지로 즐길 수 있는 곳.

여행에서 오시는 분들은 우연히 필자와 마주칠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