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 시안 May 24. 2023

전설의 극장 Apollo Theater

ep61

아폴로 극장은 뉴욕 할렘가에 위치한 주로 흑인들이 주로 공연하는 곳으로 마이클 잭슨을 배출했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필자가 뉴욕에 단기 유학을 했을 때 들렀는데, 우선 평일임에도 공연장 앞은 사람들로 즐비했고  만석이었다.


뉴욕이라는 곳이 매력적인 것은, 국내 사람들만이 찾는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세계 각국에서 방문하는 이들로 넘쳐 이곳에서 행해지는 공연은 기본적으로 전 세계 사람들을 상대로 행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폴로 극장도 예외 없이, 줄을 서는 동안 여러 사람들과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스페인, 이탈리아, 폴란드 등 여러 곳에서 온 이들이 많았다.

필자가 방문한 날은 아시아인들이 거의 없어서 말을 거는 이들이 많았고 다들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의 모임으로 쉽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마이클 잭슨의 영향으로 온 이들은 드물었다. 웃음)


이 날은 Amateur night로 오디션에 통과한 이들이 서는 무대였는데 내용도 다양했다.

춤, 개그, 가창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출전하는 이들이 있었고 형태도 솔로 그룹, 연령대도 1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했다.

특히 이 날은 인종도 다양했는데 주로 흑인 중에 백인과 함께 아시아인이 한 명 있었다.

일단 공연 연주 밴드가 너무 훌륭했는데 기타리스트는 백인이었고 다인종으로 구성된 생음악 연주는 공연의 가치를 상당히 높였다.

또한 사회자의 잡담이 정말 쉴 새 없이 쏟아지는 토크와 개그가 지루함을 느끼게 하지 않았고 공연 전환 중간중간에는 전속 댄서 한 명이 춤을 보여줬는데 어느 것도 매우 수준이 높았다.


가장 놀랐던 것은 이벤트 마지막에 관객박수로 출연자 중에 1위를 결정하는데 아시아인이 가장 큰 환호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

공연 후에 잠깐 얘기를 나눴는데 아시아인은 일본인이었고 춤을 위해 뉴욕으로 유학을 와서 활동하고 있었다.


쇼의 형식이나 출연자들, 관객들 모두에게 정신이 팔려 밤늦게까지 있게 되어 돌아가는 시간이 늦어졌는데 문제는.

공연장 밖에서 택시를 잡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우버를 이용하지 않으려 했고 노란색 뉴욕택시만 이용하려 했는데 할렘가에는 택시가 들어오지 않았다.


30분 정도를 기다리는 동안 자가용으로 목적지까지 태워주겠다는 위험한 친절(?)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지만 무시하고 있다 처음 보는 색의 택시(?)가 멈추어서 타보게 되었다.


일단 운전수도 흑인이었는데 목적지를 얘기하고 가능 중에 미터기를 켜지 않았다. 미터기를 안 켜냐고 물었지만 묵묵부답.

일단 경로를 구글맵으로 확인했는데 필자가 말한 방향과 전혀 상관없는 방향으로 달리고 있었다.


직감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알고 긴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운전수는 자신이 나이지리아에서 왔으며 영어도 잘 모른다고 특유한 억양으로 말을 걸기 시작했다.  돈이 필요하고 어설픈 짓은 하지 말라고 하며 캐비닛을 손으로 두들겼다.


총이 있다는 의미라고 직감했다.


순식간에 여러 가지를 생각했고, 운전수를 설득하는 것이 최상이라고 판단했다.

‘나는 관광객이고 내일 뉴욕을 떠날 것이다. 경찰서에 갈 시간이 없다. 지금 가지고 있는 현금 50달러를 줄 테니 길에서 세워달라’


고 설득하기 시작했고 상황을 봤다.

운전수는 다시 묵묵부답으로 3분 정도 차를 달렸고 갑자기 거리에 차를 세웠다.

그리고는 승객석을 향해 손바닥을 내밀었다.

필자는 침착하게 50달러를 건넸고 문을 열어 눈치를 보며 밖으로 나왔다.

차는 바로 떠났고 필자는 다시 큰길까지 걸어서 뉴욕택시를 잡아서 숙소로 돌아왔다.

할렘가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일정부터는 더욱 조심하게 되었고 그다음에 미국을 방문했을 때는 거의 다 우버택시를 이용하게 되었다.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공연과 하루였다.

자신이 있어야 할 장소에 있는 것이 중요하지만.

죽으면 의미가 없다.


죽지 않을 곳에서 최선을 다하자라고.

이전 07화 일본음악 표절이 많았던 시절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