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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재현 Jul 18. 2021

강한 전투력은 건강한 가정에서 온다. (2)

잦은 이사에서 오는 스트레스 

직업군인은 보직에 따라 잦은 이사를 한다. 이사는 개인의 삶을 기존과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복잡한 과정이며, 동시에 개인뿐 아니라 가족들의 전반적인 삶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준다. 새로운 임무와 근무지는 군인과 군인가족들에게 변화가 임박했다는 신호를 의미한다. 앞서 다루었듯 이사 전에 배우자의 직장, 자녀교육 여건 등 다양한 조건들을 고려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함께 새로운 지역으로 이사할 것인지 아니면 가족과 떨어져 생활을 할지 결정해야 하는 시기가 고민으로 다가올 수 있다. 제39대 대한민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을 역임한 이순진 대장이 42년간의 군 복무 간 총 45번 이사를 하고, 이와 더불어 동생의 결혼식도 참석 못 한 사례는 언론에서도 다뤄진 바 있다. 


국방연구원이 실시한 군 간부의 이사와 가족과의 별거에 대한 설문조사를 보면 대령의 약 70%, 중령의 56%가 11회 이상 이사를 하였으며, 대령의 약50%, 중령의 34%가 가족과 별거생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별거의 주된 이유로는 자녀 교육이 46%, 빈번한 근무지 변경에 따라 이사를 하지 않음이23%, 배우자 직장문제 11%로 나타났다[1]. 

2019년 국방부 국회제출 자료 '군인가족 대상 심리상담 실시현황' 따르면 격오지 근무와 잦은 이사 등 군 복무 특성 상의 이유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 군인 및 군인가족의 수가 증가하고 있는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3년간 군인가족을 대상으로 한 심리 상담 실시 명수가 육군은 616명, 공군 296명, 해군 93명, 해병대 54명, 국직부대 30명 순인 것으로 파악됐다.[2]

직업군인이 이사를 자주한다는 것의 방증으로 인터넷에 단순히 군인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전국에 위치한 전문 이사업체 목록이 뜬다. 이처럼 군인과 이사는 불가분의 관계다. 결과적으로 이사로 인해 군인과 가족들이 어려움과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궁극적으로는 군 전투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군인가족 지원을 위한 노력 

본 장에서 군인가족의 애환만을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2020년 기준 장교 6.7만, 부사관 13.5만 명으로 약 20만 명 이상의 직업군인이 복무중이다. 그들의 가족인 군인가족을 모두 합하면 수십만 명 이상이 될 것이다. 그들 모두 각자가 처한 환경 속에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을 것이다. 

정부와 군 차원에서 군인가족의 행복과 복지를 위해 운용 중인 다양한 정책지원 및 서비스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군 맞춤형 출산장려정책, 군인자녀 기숙학사 및 장학금 지원, 관사 및 아파트 지원, 전세자금 대부지원, 군 이사화물 수송비 지원, 군 복지시설(PX, 체력단련장, 군 호텔 등) 등을 꼽을 수 있다. 군인가족들의 자체 인터넷 커뮤니티를 방문하면 더욱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곳에서 군인가족 간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사례도 있다.

군에 대한 인식과 대우가 좋은 미국의 경우 육군 공동체 서비스(Army Community Service : ACS) 제도가 오래전부터 도입되어 있다.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서 미 육군은 재배치 지원, 파병 지원, 구직 지원, 아동보호, 레저의 기회 제공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운용하고 있다. 전투준비태세의 핵심 요소 중 하나가 군인가족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임을 인식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미 육군의 공동체 서비스(ACS) 홍보 자료>[3]

민간 및 정부 주도하에 군 가족들과 관계되는 수많은 연구가 진행하여 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미국이 강한 군대를 유지하는 비결 중 하나일 것이다. 

아직은 우리나라의 군인가족 커뮤니티는 미국처럼 공식적인 공동체가 형성되지 못하고 내부정보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군인가족에 대한 정부와 군 차원의 많은 관심과 지원이 계속되고 있다. 

군별로 많은 민간기업과 MOU를 통해서 군인가족을 지원하는 사업을 꾸준히 진행 중이며, 군 자녀 교육을 위한 업무 협약식에서('20.11.30.) 남영신 육군 참모총장은 "앞으로도 군인가족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 정책을 추진해 자긍심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생활 여건과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라고 말했다. [4] 

강한 전투력은 건강한 가정에서 온다.

민간사회의 시선에서 군인과 군인가족 두 단어는 때로 다른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느껴지기도 한다. 멀리 떨어져 있는 듯, 그들만의 외로운 삶처럼 서글픔을 주기도한다. 그러나 군인과 군인가족은 희생과 헌신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동시에 군인가족들의 애환은 대한민국의 평화와 튼튼한 안보의 초석이다. 이순진 대장은 전역사에서 “군인과 군 가족이 겪는 어려움은 분단 상태인 대한민국을 지키는 군인의 숙명인 것 같다"고 했다. 군인가족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기에 군인들이 주어진 임무를 마음 놓고 수행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국민들이 자유와 평화를 누리고 행복한 삶을 영위한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처럼 군의 강한 전투력은 건강한 가정에서 시작된다. 

더 이상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많은 국민들의 지지와 정책적 지원을 통해 군인과 군인가족이 외롭지 않고 긍지와 자부심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필자들과 군 생활에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우리의 군인가족 사진으로 마무리한다<

<변재현 대위의 가족사진>

<최위진 대위의 가족사진>


 


      

[1] 문채봉, 군인자녀 지원 정책방향 연구, 2011.6 한국 국방연구원




[2] 메티컬 투데이, ‘복지 사각지대’ 군인가족, 심리적 스트레스 증가(2019.5.22.)




[3] 사진 출저 : https://hunterliggett.armymwr.com/programs >




[4] 연합뉴스, LGU+육군, 고려대 군인 자녀 교육지원협력 (2020.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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