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하고 외로우나, 그보다 더한"
가끔 그럴 때가 있다.
사랑하는 가족이 곁에 있고, 행복한 일이 가득하기만 한데
왠지 모를 무거움이 느껴지고, 왠지 모를 어두움이 느껴지는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몸도 기분에 발맞춰 풍선에 바람 빠진 듯 축축 늘어진다.
딱히 이 느낌을 대변할 생각을 더듬어봐도 '이 때문이다' 할 것이 없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굳이 과거의 기억을 꺼내 캐내어 보기도 한다.
역시나 캐낸 거라고는 과거의 자잘한 실수 몇 가지들. 이것도 아니다.
다행히 이런 느낌을 '계절 탄다'고들 하기에 핑계댈 껀덕지는 있다.
"나 계절 타는 중이다"라고 에두룰 수 있으니 다행이다. 그거 참 다행이다.
이 말이 아니라면, '지지리 궁상'이라는 말이 더 빨리 튀어 나올 듯 하다.
계절타는 것 핑계 삼아, 잠시 야외에 나가 멍하니 바다보고 하늘보면 그렇게 좋다.
얼굴에 선선한듯 차가운 바람, 귓가에는 나뭇가지 나풀거리는 스스스한 소리도 좋다.
그렇게 있으면 쓸쓸함도 당연하고 외로움도 당연하고, 지지리 궁상도 당연해 보여서 좋다.
그럼에도 가장 좋은 건,
나 그렇게 있어도 날 품어주는 너 있다는 것.
너 그렇게 있어도 너 품어줄 수 있는 나 있다는 것.
이거다. 역시 이것이 가장 좋다.
"쓸쓸하고 외로우나, 그보다 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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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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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