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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 비 그리고 바람 Jun 11. 2022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아직 어리다.

소중한 당신

 나는 무엇이든 새로운 것을 접해보고 시작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중에도 오롯이 혼자 시도하고 배우는 것이 좋다. 처음 한걸음을 떼기 위해서는 차고 넘칠 만큼에 용기와 노력이 필요하다지만, 그 결과는 용기에 비해 하찮다는 것 또한 안다. 나에게는 금쪽같은 결과지만 누군가는 콧방귀를 뀔 정도에 사소한 것이라는 생각에 감추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요즘에는 비밀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드는 것은 일까?


나이가 삶에 중간으로 치닫게 됨에 따라, 가벼운 단어보다 묵직한 단어들이 나를 언급 하기 시작한다. 나이만 먹으면 뭐든지 다 잘할 것 같고, 삶에 격동기가 찾아와도 땅에 박힌 뿌리가 단단할 줄로만 안다. 나 또한 어렸을 적 딱 지금 내 나이에 어른들을 보며 무슨 일이든 척척 해내는 모습에 경외감을 느끼며 커갔던 적이 있었으니 말이다.


지금에 나는 앞으로 잘 나가다가도 괜스레 뒤돌아 보며 나를 짚어 보게 된다. 누군가에게 경외감 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른답다는 표현이 농담으로 들리지는 않아야 할 텐데,,, 걱정이 앞서나 보다. 사소한 말과 행동에도 나이에 걸맞은 기준이라도 생긴 것인지 붉은색 푸른색 사이 3초 정도에 짧은 노란불이 생겨났다. (이무진에 신호등이라는 노래 요즘 너무 즐겨 듣고 있다.)


말을 아끼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많이 들어보고 조금 더 조심스럽게 내뱉는 것이고, 보수적인 것이 아니라 내가 내린 결정이 가족과 친구, 직장 동료들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한 번 더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뿐이다. 하지만 동작이 느린 것을 비꼬는 듯한 농담을 들을 때마다 내심 속상하긴 하더라. 그래도 설익은 행동과 말이 오해를 불러오는 경우보다는 백배 낫다.


이제는 새로운 것을 한다는 것보다, 아는 것을 내재화하며 노하우로 만들어가는 시기이고, 평가를 받는 것보다 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진다. 어디를 가도 나보다 윗사람보다 아랫사람이 많으며 높임말을 하는 것보다 많이 듣게 되더라. 존대를 받는 것은 마냥 좋은 줄로만 알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끼와 흥이 넘쳐서 안될 거 같고, 무엇이든 다 잘해야 되고, 듬직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 나이가 만들어 놓은 굴레 속에 그대로 놓이는 듯한 느낌이 무척이나 불편했으니깐


따지고 보면 이런 불편함은 처음이 아니다. 유치원,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직장 신입, 선임,,, 어느 위치에 있던 항상 그다음 단계가 부러웠다. 하지만 막상 그 위치가 되면 아래 단계에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만이 잔뜩 남더라. 그냥 지금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보는 것이 지금에 최선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젊어서 하는 것은 도전이고, 늙어서 하는 것은 무모함이 되지 않도록, 당신이 가진 자유의지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는 가장 젊은 순간이 바로 지금이기에, 무엇이든 잘할 수 있는 기회는 당장이라도 무한이 열려있다.


지금은 비록 부끄럽지만, 아직은 당당하게 내보이고 싶지 않더라도 새로운 것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아직 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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