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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노이 쿠킹스쿨

어쩌다 치앙마이 12

by chuchu

계획했던 넷째날 오전 일정은 고급 마사지 스파에 다녀오는것이었다. 치앙마이 가는 양반들이 손꼽아 고급이라고 말하는 파 란나 스파. 사실 한국에서 디파짓 걸고 예약 넣었었는데, 함께 오신 어른께서 마사지에 그렇게까지 비싼 비용을 들일 필요 없다고 하시기도 했고, 생전 안해본 마사지에 내 몸을 완전히 맡기는거도 겁이 나고...


마사지 마친뒤에는 치앙마이에 있다는 테일러숍에 가서 저렴한 비용으로 정장을 맞춰볼까 -_-! 도 했었는데, 현지여행을 여러번 다니셨던 어른 말씀에 의하면, 재미로는 한번 맞춰볼만 하나, 유행이 한국에 뒤져 있어서 만들어 놓은 옷을 한국에서 입고 다니는것을 불가할것이라고 하셨다. 그렇군요! (트립어드바이저 보면 시장통에 있는 테일러샵에서 옷 맞춰서 만족스러워 한다는 평이 참 많긴 함)


그래서 예약했던것을 취소하고 찾은것은 쿠킹스쿨이었다. 이 역시 이전에 치앙마이 다녀왔던 친구가 해보면 재밌을거라고 추천해줘서 급하게 둘째날 저녁에 마사지를 취소하고 투어 프로그램을 예약함 (역시나 여행사 끼고 예약한게 아니고 직접 운영하는데 연락해서 예약 넣음)


치앙마이서 참 많이 방문하는게 그랜마 쿠킹스쿨이랑 마마노이 쿠킹스쿨이라고 하는데 내가 고른것은 마마노이쪽이었다. 뭔가 좀 더 현지인 이름 같은 느낌을 주는 이름이었거든(...)


요리 프로그램에 체험하지 않는 인원(참관인)은 이용료가 싼데, 최소 1인은 요리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1인 참관인을 동반할수 있다. 참관인에게도 디저트로 제공되는 망고찰밥 + 타이티 라떼는 제공되는데,

참관인은 그럼 먹을거 다 만들고 나서 다들 밥먹을때 멍뚱하니 있어야 되는건가? 했는데 참관인 밥도 줬음.


단지 요리 만들기 체험만 안하는거였더라. 가족이 함께 방문할 경우 사진 찍어주시는 분이 참관인 하시면 참 괜찮을것임. 나의 동행도 참관하는것 만으로도 충분히 재밌어 했었음.


픽업시간을 8:00~8:30분으로 착각해서 아침일찍 일어나 아침 먹고 로비에서 한참을 기다리는데 픽업차량이 오지를 않아서 우리를 놓치고 가버린건가? 하고 굉장히 불안했는데 내가 착각한거였다... 픽업시간은 9시에서 9:30분쯤이었고, 그렇게 시간이 비어있는걸 확인하고 호텔 바로 앞에 있는 세탁소에 3일간 입었던 옷들을 한번 더 세탁을 맡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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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킬로 그램당 50바트에 세탁을 해주시는데, 이번에 맡긴 세탁물은 2.2킬로그램! 아침에 맡기면 저녁에 찾을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빨래 맡겨놓고 로비에서 요리교실 픽업을 기다렸다.


픽업시간은 9시~9:30분이었고, 오전에 처음 방문한곳은 현지인들 혹은 장기거주자들이 많이 선택한다는 싼파커 시장이었다. 현지 시장 구경 참 재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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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골고루 판매하는 시장이었고, 시장에서 판매하는 농산물이랑 태국 식재료 설명좀 해주는거 듣고 약 10분간의 시장 쇼핑 시간이 주어졌다. 요리교실에 재료는 다 준비되어 있으니 추가로 구매할건 없고 간식거리들 구매하라고 하셨는데, 어...


외국 간식.. 무서워.... 그냥 구경만 하고 사진만 찍었다. 작지만 정말 있을건 다 있는 시장이구나 싶었는데, 불교가 국교(?)인 국가라선가 어떤 시장이든 꽃을 팔고 있는 매장이 있는게 신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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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와로롯 시장에서 본것만큼 큰 규모의 꽃시장은 아니었지만 자그마하게 꽃파는 매장이 따로 있었고, 산책중 집앞에 향을 피우고 꽃을 두신 분들이 참 많은것도 이동네 정취를 느낄수 있어서 좋았다.


시장 구경을 마친뒤 픽업차량에 탑승해 도착한 마마노이 쿠킹스쿨은 정원에서 요리가 진행되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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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해서 잠시 사진 찍고 풍광 구경하는 시간이 있었고
22888.jpg 고양이도 있음(좋음)

고양이 두마리가 있었는데, 한참 고양이를 예뻐하고 있으니 데려가라고 ㅋㅋㅋㅋ 나한테 하는 소린지도 모르고 고양이하고 사진찍느라 정신이 없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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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사진찍고 휴식하는 시간을 가진뒤 유기농으로 먹을풀 기르는 정원 산책을 하며 오늘 쓸 식재료와 타이 향신료들을 보여주고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민트, 고수, 레몬그라스, 판단, 고추, 그리고 뭐 두어가지 더 식재료들을 설명을 듣고 맛보고 향을 맡아보는 시간이었고,

162222.jpg 기르고 있는 거북이한테 먹이 주는 체험도 시켜주더라(무서워서 못만져봄)
221111.jpg 만들고 싶은 요리를 선택한다음, 선택한 요리에 맞게 재료 손질하는 시간을 가진다.

내가 선택한 요리는 태국 북부요리로 제일 유명한 카오 쏘이 (코코넛 카레에 닭고기, 에그 누들+ 튀긴면을 올린 요리) 와 캐슈넛 닭고기 볶음 (약간 유린기 느낌이었음, 카이 파 멧 마 멍?), 쏨똠 이란 수프 세가지였음. 이중 카오쏘이와 쏨똠은 이틀 대절했던 차량 기사인 Tai (영어 이름 ritta)가 태국 북부가 처음이면 꼭 먹어보고 가라고 추천해줬던 음식이었다


- 사실 ritta가 이 이야기를 할때는 도이 인타논 산에 갔다와서 꽤 피곤한 상태였고, 여행중인 우리들도 피곤해서 그로기 상태로 꾸벅꾸벅 졸고 있을때라 운전중인 본인도 졸려서 잠들것 같아서 나에게 말을 걸었던것 같음 ㅋ 하여튼 그 덕에 현지 음식 도전해봐야지, 하는 마음을 먹을수 있어서 재밌었다네-

22222211.jpg 요리 전에는 일단 손을 씻읍시다. 손 수시로 씻을수 있어서 좋음 ㅇㅇ

핸드 타올이 따로 없어서 팔팔 털어서 말려야 되기는 함, 호텔에 묵으신다면 핸드타올 같은거 아침에 가방에 담아서 나오면 하루종일 요긴하게 쓰실수 있을거예요.


26666.jpg 다양한 양념들. 굴소스와 액젓(남프릭), 슈가 케인(설탕) 이랑, 코코넛 슈가. 칠리잼(고추장 같은거인듯?)
22111.jpg 맨 처음 하는건 카레 페이스트 만들기용 절구질임.

다양한 향신료들을 넣고 빻아서 카레 페이스트를 만들고 이걸 기름에 볶은다음 코코넛 밀크를 넣어 카오 쏘이 베이스를 만든다. 이거부터 시작해서 꽤 오랜시간 서있어야 해서 다리가 아프다, 싶은데 재료 손질 하나가 끝나면 좀 앉아서 쉬는 시간을 가지기 때문에 그렇게 막 힘들거나 하지도 않음.

111111.jpg 재료 준비를 다 끝냄. 자르고 다지고 찢고 뭐 그런걸 함. 고기는 다 손질되어 있음.

각 요리마다 재료 준비를 끝내면 왼쪽 아래 있는 채반 뚜껑 같은걸 덮어둬서 파리 꼬이는걸 막는다. 그리고 화구 앞으로 갈때도 뚜껑 덮어놓은거 색상 표시해둔걸 확인해서 하나씩 요리를 완성해 나감.

25111.jpg 쏨똠

맨 처음 만들기 시작했던건 스프계열 요리였다. 나는 쏨똠을 요리했고, 내 옆에 계시던 아주머님은 똠양꿍.. 태국의 대표 스프를 만드셨다. 대부분 태국 여행 처음 오신 분들은 거의 똠양꿍과 팟타이를 만들어 보기를 선택하신것 같았음. - 나도 처음이긴 함- (그외 파티가 많으면 안 섞이에 모든 요리를 만들어 보시는듯 했고)


양파를 우린 물에 손질한 재료를 넣고 남프릭으로 간을 맞추는거였는데, 보통 동남아식 스프에 나오는 레몬그라스 먹는건줄 알았는데 이 요리교실 참여하면서 향만 내는거라 안 먹는 재료라는걸 알게되었음 ㅇㅇ


255551-tile.jpg 국 끓이고 난 다음 볶음 요리를 시작한다. (옆자리 마담은 똠양꿍함 )

절구로 열심히 빻은 카레 페이스트를 기름에 살짝 볶은 다음 코코넛 밀크와 잘라놓은 재료를 넣고 같이 복은 다음, 준비된 면에 카레베이스를 붓고, 튀긴 누들과 고명 야채 + 라임즙을 뿌려주면 카오쏘이 완성


2225551.jpg 닭고기 캐슈 볶음 (카이파멧 마 멍?) 옆자리 마담은 팟타이 함

여긴 칠리잼 (고추장이랑 비슷한거 같음)과 남프릭, 굴소스랑 코코넛 슈가가 들어갔던것 같다. 기름 위에 야채들 볶은후 닭고기와 양념을 넣고 야채와 한번 더 마무리로 볶아주면 완성.


11111111.jpg 완성된 요리들. 왼쪽부터 카오쏘이, 캐슈닭고기 볶음, 쏨똠.

요리체험을 한 사람은 이렇게 세가지 메뉴를 맛볼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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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인한테는 이런 요리가 나옴. 같이 밥먹을수 있음(...)


이렇게 밥먹고 나서 이런저런 이야기 하면서 잠깐 쉬는 시간을 가지고나서 디저트 타임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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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주는게 아니고 이거도 만드는거 ㅋㅋ 별로 어렵지는 않았다. 코코넛 밀크에다가 판단 (향신료임) 잎사귀를 넣고, 블루 버터플라이 피, 라는 태국 북부에서 많이 자라는 꽃잎에서 추출한 색소를 넣고 설탕 소금으로 살짝 간한 찰밥을 후라이판에 볶는거.

1114444.jpg 완성된 밥은 망고 옆에 두고 타이 밀크티 만들기를 시작한다

이렇게 완성된 밥 위에는 튀긴 쌀을 살짝 뿌려주는데, 이게 참 크리스피한게 고소하고 찰밥이랑 잘 어울려서 맛있었다.

2221111.jpg 차는 잎사귀에 우린것을 쓰는데, 연유와 코코넛 밀크를 섞어 층지게 만든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이 연유를 샷글라스에 ⅓정도 따른 다음 스테인레스 컵에 붓고, 거기에 코코넛 밀크를 섞어준 다음 얼음컵에 부어주고, 그 다음 잎으로 우려낸 타이티를 얼음컵에 부어 층지게 만드는 형식이었다.


시작하는 시간부터 끝나는 시간까지 너무나 충실하고 배도 부르고 행복했었다. 외국 음식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었는데 그거를 만들어 보는 과정에서 흥미를 가질수 있었던 지점도 좋았고. ㅎㅎ 유기농으로 자그마한 텃밭 가꾸는데서 가져온 재료가 음식 재료가 된다는것도 좋았고 다양한 메뉴들을 경험해볼수 있도록 다양하게 체험할수 있는것도 좋았다.


물론, 쿠킹스쿨 투어가 끝난 다음에는 전체 요리에 대한 레시피북도 (영문) 투어 참여자들한테 전달되는데, 단순히 레시피만 적힌게 아니라 타이 전통 식재료에 대한 인사이트를 가질수 있도록 하는 설명들이 들어가 있어서 참 좋았다. 뭐, 그리고 있으나 마나한거긴 한데 ㅋㅋ. '수료증' 도 주긴 했음.


여러명이 참여해도 메뉴가 골고루 섞이게 되서 같이 나눠먹는 재미도 있을것 같다. 아침 시장탐방부터 해서 요리 만드는 시간까지 무척 행복하고 재밌었고, 여행 초중반에 외국 음식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때 이 투어에 참여하고 난 다음이라면 좀 걱정없이 현지식에 도전해 볼수 있을것 같다.


투어가 끝나고 호텔드롭을 위해 차량으로 돌아가는중, 내 옆자리에서 팟타이와 똠양꿍을 만들던 마담이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 일본인이냐길래 한국사람이라고 그랬고, 호주에서 왔다는 마담의 가족은 나중에 한국 여행을 한번 가보고 싶다는 가벼운 인사말들을 나누었다.


그 가족은 맬버른 인근의 시골 동네에서 여행을 왔다고 하며, 늦둥이 아들과 함께 여행중이신것 같았다. 어디나 그러하듯 아들자식들은 시크하고 말이 없었으나 마담은 다정했고, 아버지께서는 낯선곳에서의 여행이 즐거워 보이셨다.


조인투어의 매력은 이렇게 낯선 사람들을 만나 잠깐 교류할 시간이 생기는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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