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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션 SEAN Aug 29. 2020

[일상] 미카 미카 미카츄

나는 기본적으로 외국 음악에 관심이 적은 편이다. 애초에 가사가 잘 안 들리기도 하고, 어떤 가수들이 있는지도 모른다. 누구나 다 아는 유명 가수들을 제외하면 열 손가락에 꼽을 만큼이다.


누군가 내게 좋아하는 가수가 있냐고 물으면, 그래도 노래방은 좋아하는 나로서는, 어... 엠씨더맥스? 먼데이키즈? 라고 말한다. 그러면 상대방은 길게 한숨을 내쉰다.


그럼... 아이유는? 하면 상대는 더 이상 나와 말을 섞지 않으려 든다. 내 취향의 수준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이른바 취향의 권력화다.


콜드플레이, 라디오헤드, 핑크플로이드 정도는 말해줘야, 흐음 하면서 다시 고개를 끄덕인다. 못해도 마룬파이브 정도는 나와야 하는 것이다. 이름부터가 얼마나 멋진가. 차가운연주, 라디오머리. 난 엠씨더맥스도 먼데이키즈도 충분히 좋은데.


그래도 가끔씩은 친구들이 추천해주는 가수 목록을 받아 듣곤 한다. 그러다 마음에 드는 그룹을 찾으면 그것만 또 주야장천 듣는다. 그렇게 재작년에는 PULP와 HONNE에 빠져 있었고, 작년까지는 롤링스톤즈를 듣다가 요즘에는 MIKA만 듣고 있다.


써놓고 보니 전부 영국 가수들이다. 이건 좀 놀랍다. 내 친구는 분명 여럿인데 어떻게 이렇게 되는 거지. 그렇다. 나는 정작 영국 가수는 모르면서 영국 가수를 좋아하는 사람들과만 어울렸던 것이다. 이건 누군가의 음모인 게 분명하다.


미카는 세기의 천재야, 못 하는 게 없어, 내한 공연하면 꼭 가야 돼, 하고 부산 떨며 소개해준 친구에게 감사한다.


듣다 보니 너무 좋아졌다. 그만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나의 세계는 조금 더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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