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롯에 빠져버린 발라드 애호가
트롯이 인생이다.
이야기하자면 음악의 음은 모르고 악기는 1개도 몰라도 듣는 것을 좋아하는 10대 시절을 보냈다. 특히 여러 번 언급했지만 필자 최애 장르는 단연 발라드-지금도 변치 않았다-였다. 조용하면서 치고 오르는 서정적 분위기의 곡에 빠졌다고 할까? 그런 유의 80년 후반기로부터 2000년 이전 곡이 내가 가장 즐겨 듣고 사랑하던 곡들이었다. 그 다양한 장르의 취향 중 몇 프로 정도는 트롯도 자리 잡고 있었다.
80년 후반 혹은 90년대인가? 그 당시 트롯의 인기는 상당했다. 남녀 트롯 가수 대부분이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단, 현재처럼 다양한 연령대의 트롯 가수들이 포진했던 것이 아니라 30대 이상에서 50~60대 트롯 가수가 다수였던 것 같다. 이 연유로 트롯은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노래로 치부되고 10대 여성들에겐 댄스, 10대 이상 성인에겐 발라드를 즐겨 듣던 시대가 8090 시대였다. 물론 현재도 많은 10대 아이돌 그룹이 각 인기 차트에서 10대들의 환호를 받으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렇게 그 시대, 그때 그 당시는 트롯 가수하면 현철, 주현미, 이미자, 남진, 나훈아, 송대관, 태진아, 설운도, 인순이, 김지애 등이 인기를 얻었다. 대개 30대 이상급 가수였으며 그나마 10대 데뷔했던 문희옥이 어린 트롯 가수의 인기를 얻는 때였다.
이런 시대를 지나 트롯은 솔직히 말해 암흑천지의 길을 걸었다. 아마 큰 원인은 지금 K 팝이라 불리는 SM, JYP, 김창환 사단 등의 댄스, 아이돌 주류의 그룹과 가수가 모든 위치를 선점했던 탓이 아닌가 싶다. 더불어 발라드마저 예전의 인기를 얻지 못한 채 우리 기억 속엔 이문세, 이승철, 신승훈, 변진섭, 성시경, 현재는 폴킴에 이르기까지 남자 가수의 명맥을 이어오며 여성 가수들 또한 거미를 비롯한 OST에 참여하는 가수를 비롯 댄스와 발라드를 넘나드는 아이유만이 독보적 발라더가 아닌가 싶다. 결국 트롯은 행사용으로 전락하고, 그나마 2000년 초 혜성 같은 인기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넘버 원 트롯 가수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장윤정이 그 맥을 지켜 가고 있다 할 수 있다. 이후 홍진영 등이 댄스 트롯을 기반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쓰러지다시피 한 트롯의 인기를 끌어올릴 기회가 생긴다. 그것이 바로 미스터 트롯 시즌 1이라 할 수 있다. 이전에는 아이넷 티브이가 다양한 트롯 방송의 교두보 자리를 차지한 것도 사실이다. 전국을 돌며 가요쇼를 펼치며 트롯 가수들의 뿌리를 단단히 지켜주었기 때문이다. 가요 무대 또한 메이저 트롯 가수들의 희망이자 지지대라는 생각도 든다. 전국노래자랑도 못한 트롯의 부활. 절대 기대하지 못했던 이 기적을 바로 미스터 트롯, 미스트롯이 발판이 된 것임을 누구도 의심치 않는다. 사실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여기에 출연한 가수들은 어느새 팬덤을 형성한다. 대개 경제적 여유는 있으나 심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었을 50대 이상의 여성, 남성까지 합세한다.
필자 또한 노인 요양 시설에 근무하며 배호, 이미자. 고복수 등의 흘러간 가요사의 인물들의 곡을 프로그램에 활용하며 트롯의 묘미, 꺾기의 매력에 어느 정도 빠져든 것 같다. 시설에선 매일 출근부터 퇴근 때까지 미스터, 미스트롯 방송이 종일 어르신들 띵 프로였기 때문이다. 얼마나 이러한 트롯이 인기를 얻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곡까지 등장한다. 임창정의 <나는 트로트가 싫어요>의 반어적 제목으로 트롯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심정을 고백한다. 듣도 보도 못한 트롯 가수들의 인기몰이. 알 수 없던 가수들의 이름을 자연스럽게 외우게 된다. 전 국민적 인기의 임영웅, 김호중, 장민호를 비롯 송가인, 홍자, 양지은, 홍지윤, 안성훈, 박지현 등 신예 트롯 가수이자 무명을 겪었던 가수들이 탑가수 대열에 합류했다. 행사비 또한 부르는 게 값이라 하는 트롯 전성시대. 이리니 트롯에 미칠 수밖에 없고, 나는 트롯이 좋아요란 문장이 자연스럽다. 아직도 무명의 무대에서 힘겨워하는 가수들, 늦었다는 것이 가장 적기란 걸 깨닫고 절대 지치지 않길 바란다. 트롯은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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