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 감당할 결심

by 작가의숲

"내가 씻으면

네가 감당할 자신이 있을까?"


오빠는 이른 아침부터

침대에 누워 미적대고 있는 내게

그렇게 말했다


아직 잠결인데

씻는 걸 좀 도와줄 수 있겠냐는 의미였다


그렇게

오빠의 샤워시간에 맞춰

강제기상을 해야만 했다


간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쩌면 누군가를

'감당할 자신'과 '감당할 결심'이다


간병은

육체적 부담과

정신적 스트레스뿐 아니라

경제적 문제까지

모두 포함하는 말이 때문이다


"오빠, 나하고 둘이서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자

다른 사람한테 기대지 말고"


내가 종종

오빠에게 하는 말이다


오빠는 오빠의 삶을 살고

나는 내 삶을 살면서

함께 걸어가는 것


그게 바로

간병을 바라보는

나의 관점이다


그것이 바로

다른 말로

'감당할 결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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