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젤리만큼 말랑하다

by 작가의숲

오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몸의 유연성이다


몸이 굳고 뻣뻣해질 때는

조금이라도 움직여

몸 전체를 부드럽게 해야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으로 치면

요가나 스트레칭이 제격이다


하지만

오빠는 걷는 걸

가장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걷는 것 이외

다른 운동에는 영 관심이 없다


그 대신 실내에서는

안마의자에 의존할 때가 많다

그런데 안마의자는

요가처럼 스스로 몸을

움직이는 건 아니다


"오빠, 안마의자는

생각보다 큰 도움이 안돼.

물론 조금은 도움이 되지만..."


내가 그렇게 말하는 데도

눈을 지그시 감고 안마를 즐겼다


"오빠, 안마의자에서

오래 있는다고 해서

몸이 유연해지는 게 아니라니까"


그제야

오빠는 실눈을 뜨면서

의기양양하게 한마디 했다


"나는 젤리만큼 말랑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