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5.07(금)
낮에 집에 손님이 와서 아내가 바빴을 거다. 늦은 오후나 되어서야 처음 연락이 됐다. 집에서 점심 먹고 오후에는 밖으로 나갔다고 했다.
형님(아내 오빠)네 부부가 시윤이의 생일 선물로 예쁜 장화를 하나 사 줬다. 소윤이는 그걸 무척 부러워했다. 마침 소윤이는 장화가 없기도 했고(애들 발이 너무 빠르게 커진다). 소윤이는 자기 생일에 넘치도록 선물을 받은 것도 알고, 신발이나 옷 같은 건 자기는 새것만 받고 동생은 물려받기만 했다는 것도 잘 안다. 잘 알아도 당장 장화가 없으니 아쉬운 건 아쉬운 거다.
“엄마. 나중에 나도 장화 사 주세여”
아내는 중고로 소윤이 장화를 하나 샀다. 색이 다소 촌스럽기는 했지만 중고라서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았다고 했다.
오전에만 비가 오고 오후에는 그쳤지만, 소윤이와 시윤이는 장화를 신고 나갔다. 불편하고 땀 차는 장화 신는 게 뭐라고 그걸 그렇게 기대를 한다. 애들이 참 소박하다는 생각을 했다.
아내와 아이들은 밖에서 저녁을 먹고 온다고 했다. 난 어차피 교회에 가야 해서 퇴근 후 집으로 가지 않고 교회 근처에 있었다. 평소에도 금요일에는 빠듯하다. 그래도 애들 보러, 아내와 아이들이랑 저녁 먹으러 들르는 거다. 오늘은 집에 아무도 없으니 그럴 필요가 없었다.
덕분에 오늘은 아이들을 못 봤다. 아, 아침에 소윤이가 나 출근할 때 깨서 인사를 나누기는 했다. 어제도 내가 출근할 때 깼었다. 어제는 아내를 깨우고 자는 걸 방해했다고 하길래, 오늘은 그러지 말라고 당부를 했다. 아내에게 들어보니 직접 깨우지는 않았지만 방의 커튼을 걷는 꼼수를 썼다고 했다. 아무튼 그나마 소윤이 얼굴은 봤다.
서윤이는 다시 희망고문을 시작했다. 밤에 재우면 꽤 오랫동안 안 깨기도 한다. 아내와 내가 자러 들어갈 때까지 한 번도 안 깨기도 하고. 새벽에도 한 번 깰 때도 많아졌고. 깨서 우는소리가 들리다가도 혼자 알아서 해결(?)하고 다시 잠들 때도 많다. 이제 400일 가까이 됐으니 ‘이제 정말 뭔가 새로워지나’라는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오늘도 아내와 영화를 보는 동안 한 번도 깨지 않았다.
아내와 나는 애들 발달과 성장, 행동 등에 예민하지 않다. 우리는 그저 사람답게 잘 날을 기다리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