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안달이 난 건, 나

22.06.05(주일)

by 어깨아빠

K 부부와 오랫동안 수다를 떨다 늦게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는 게 개운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푹, 잘 잔 기분이었다. 아이들이 없는 수면이라서 그랬을 거다. 자녀들과 한 방에서 함께 자는 건 여전히 너무 좋고 내가 바라는 바지만, 수면의 질을 떨어지는 건 분명하다. 방해 요소(?) 없이 아내와 둘이 잤더니 깊이 잤나 보다.


일찌감치 일어나서 씻고 옷까지 다 갈아입었다. 집에서처럼 늦장을 피웠다가는 K의 가족을 곤란하게 만들지도 모르니 평소보다 더 부지런을 떨었다. 게다가 가벼웠다. 20kg 이상을 감량한 사람처럼 아침 시간의 준비가 가벼웠다. 내 한 몸만 챙기면 끝이었다. K의 자녀들이 준비하는 거라도 도와주려고 했는데, K의 첫째는 혼자 알아서 다 했다. 둘째는 자기 엄마나 아빠에게 가서 필요한 걸 말하고 도움을 받았다. 셋째는 내가 섣부르게 나서기가 어려웠다. 막내니까. 아직 너무 아기니까.


예배를 드리고 나서 다시 K의 집으로 갔다. 좀 쉬다가 (아이들이 없으니 진정한 쉼이 가능했다) 점심도 먹고 잠시 카페에 들렀다. K의 첫째와 둘째가 빵을 정말 맛있게 먹었다. 또 우리 아이들 생각이 났다. 난리가 났을 거다. 이쪽저쪽 빵을 챙겨서 입에 넣어 주느라 정신이 없었을 거다.


카페에서 K의 가족과 헤어졌다. 아내와 나는 볼 일이 하나 더 있었다. 일을 마치고 바로 올라 오려고 하다가 또 다른 울산의 지인인 Y의 가족을 잠시 만나기로 했다. 잠시 얼굴만 보고 헤어질 계획이었다가 함께 저녁을 먹는 것으로 바뀌었다. 어차피 낮에 운전하면 졸려서 힘드니까 차라리 해가 지고 출발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차도 덜 막힐 테고. 다른 선교사님의 가족도 마침 울산에 계셔서 저녁을 함께 먹었다.


비가 많이 왔다. 저녁을 다 먹고 출발할 즘에도 빗발이 거셌다. 내비게이션은 다섯 시간 정도가 소요될 거라고 안내했다. 비가 안 왔으면 조금 더 속도를 내서 시간이 줄었을 텐데, 내비게이션의 예상 시간과 거의 비슷하게 도착했다. 그나마 중간부터는 비가 멈춰서 다행이었다. 원래는 오늘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가려고 했는데, 생각한 것보다 시간이 너무 늦었다. 그때 가서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건 당연히 무리였다.


아내와 나는 집으로 왔다. 어차피 늦은 거 하루 더 편히 자고, 내일 아침에 아이들을 데리러 가기로 했다. 소윤이가 가장 보고 싶었다. 그래 봐야 시윤이나 서윤이에 비해서 하루 더 못 본 건데 마음은 그렇지가 않았다. 오히려 아내는 아무렇지 않은 거 같은데 나만 난리였다. 아내는 평소에 워낙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서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