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9.30(금)
아침에 출근할 때 아내와 아이들이 배웅을 해 줬다. 그러고 나서 하루 종일 연락도 제대로 못하다가 아주 늦은 밤에 다시 만났다. 아내는 이미 아이들을 눕히고 거실 소파에 앉아 있었다.
“애들은? 자?”
“누운 지 얼마 안 됐어. 들어가 봐”
바로 작은방으로 갔다. 아이들도 이미 반쯤 몸을 일으키고 날 기다렸다. 한 명씩 뽀뽀를 하고 잘 자라는 인사를 건넸다. 1분도 안 걸리는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렇게라도 봐서 좋았다. 아내와 아이들은 밤에 교회에 다녀왔다. 금요철야예배가 있었고 특송도 했다고 했다. 자녀를 모두 데리고 나갔다고 했다. 아름답고 은혜로운 시간이었겠지만 힘들기도 엄청 힘들었을 거다.
아이들에게 인사를 마치고 아내 옆에 앉았다. 오랜 헤어짐 뒤에 만난 연인처럼 포옹하며 서로의 하루를 격려했다.
“여보. 수고했겠네”
“여보도. 늦은 시간까지 고생했네”
아내는 요거트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고 했다. 친구가 그걸 먹었다고 했는데 그 얘기를 들으니 자기도 먹고 싶어졌다고 했다. 사러 갔다 올 지 말 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내가 갔다 와 줄까?”
“진짜? 왜?”
“그냥”
“여보는 요거트 안 좋아하잖아”
“여보가 좋아하잖아”
글로 쓰니 엄청 느끼하지만 전혀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다. 능청스러운 장난에 가까웠다. 어쨌든 내가 사러 갔다 오기로 했다. 하루 종일 세 자녀와 함께 보내느라 고생한 아내를 위해 기꺼이 귀찮음을 감수했다. 아내는 자기가 상상한 혹은 계획한 방법으로 요거트에 이것저것 넣어서 먹었다. 이런 거 먹을 때 번거롭더라도 꼭 잘 갖춰서 먹고 행복해 한다. 내가 고기를 먹을 때와 비슷한가. 첫 점은 꼭 소금만 살짝 찍어서 먹고 육즙을 음미하며 행복해 하는 그런 모습과.
아내와 엄청 늦은 시간까지 대화를 나눴다. 얼마 안 떠든 것 같았는데 내일에 가까운 새벽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