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를 돌보는 예비 환자

20.12.21(월)

by 어깨아빠

서윤이와 아내의 상태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 서윤이는 여전히 열이 났고 아내까지 가슴이 뭉쳤다고 했다. 서윤이는 어제와 비슷했다. 열이 나긴 했는데 잘 놀고 잘 먹고. 오전까지는 그랬다.


오후에 아내에게 다시 물어봤을 때 아내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랑 한 몸”

아내에게 힘없이 안겨 손가락을 빨고 있는 서윤이 사진과 함께. 눈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아내와 나는 알 수 있는 평소와 다른 아픈 눈빛이었다.


아내가 얼마나 힘들지는 안 봐도 뻔했다. 자기 몸도 성치 않은데 (상한 건 아니었지만 까딱하면 상한 몸이 되기 직전이었다) 아픈 딸까지 챙겨야 하니. 아내의 상태가 심히 걱정이 되었지만 딱히 도움을 더할 방법은 없었다. 혹시나 저녁이라도 밖에서 사 먹으면 덜 힘들까 싶어 물어봤는데 괜찮다며, 이미 준비하는 중이라고 했다.


맛있는 생선과 토요일에 먹고 남은 김치찜이 주 반찬이었다. 조금 과장을 보태자면 아내와 애들이랑 함께 저녁 먹는 시간이 하루 중 가장 큰 만족과 행복을 느끼는 시간이다. 아, 물론 불온한 태도에 뚜껑이 열릴 것 같은 때도 허다하지만.


그나마 아내의 가슴이 더 악화되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가슴은 좀 어때?”

“그냥 심하지는 않은데 뭔가 개운하지 않은 느낌이야”


제일 좋은 건 서윤이가 열심히 빠는 건데, 평소랑 똑같이 먹는 것처럼 보여도 아파서 힘이 없었나. 아무튼 어린 환자 한 명과 그와 한 몸이 된 환자 직전인 사람이 있는 것치고는, 질병의 기운이 많이 느껴지지 않았다.


사실 소윤이와 시윤이가 많이 보고 싶었다. 어제 제대로(?) 시간을 보내서 그런가 엄청 그리웠다. 퇴근하고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있는 시간이라도 소중히 쓰기 위해 노력했다. 밥 먹을 때, 씻을 때, 아내와 서윤이를 기다릴 때 자투리 시간을 적극 활용해서.


다행히 아내도 다 녹아버릴 정도의 상태는 아니었다. 요즘은 애들을 재우다가 잠들지 않는 날이 거의 없다. 신기한 건 그대로 쭉 잔 날도 별로 없다. 늘 잠들지만, 늘 깨서 나온다.


아내는 오늘도 진저라떼 한 잔과 함께 하루의 묵은 피로와 감정을 날려 보냈다. 덕분에 남은 시간을, 아내와 함께 시시콜콜한 수다를 떨며 보낼 수 있었다. 아내의 정신력과 체력을 되찾아 주는 생강청에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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