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산업의 발달이 아내의 욕망에 미치는 영향

21.02.04(목)

by 어깨아빠

어제 ‘괴성 사태’ 및 ‘강제 자유’의 후기는 출근하고 통화하며 들었다. 아내는 계속 차에만 있었다고 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화르르 타올랐던 기분은 조금 나아지지 않았을까 싶었다. 다행히 지난밤에는 서윤이가 엄청 잘 잤다. 12시 넘어서 깼다가 4시에 깨고. 그다음 6시 넘어서 깨고. 아내와 나의 기준으로는 두 번 깬 거다. 아내와 나는 이런 밤을 보내고도 “와, 어제는 잘 잤네”라고 평가했다. 불쌍한 아내와 나의 처지.


아내는 낮에 마음을 다스리기가 어렵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자문(?)을 구했다. 뭐 이유는 다양했다. 소윤이는 성경읽기와 필사를 하라고 했더니 바닥에 드러누우며 하기 싫은 티를 팍팍 냈고, 시윤이는 또 시윤이 나름대로 고질적인 문제(?)로 아내를 힘들게 했고.


오늘 저녁에도 또 온라인 모임이 있었다. 애들한테 조금 미안한 마음이 없지 않았다. 어제 낮에는 아내 목장 모임, 어젯밤에는 내 목장 모임, 오늘 밤에는 아내와 나의 온라인 모임. 밤에 온라인 모임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소윤이와 시윤이와 보낼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 그런 게 없어도 짧은 시간인데. 그래도 소윤이와 시윤이가 잘 이해해 줬다.


서둘러 저녁을 먹고 잘 준비를 해서, 아내와 아이들은 방에 들어갔다. 온라인 모임을 준비하면서 휴대폰을 봤는데, 내가 퇴근할 때 보냈던 아내의 카톡을 그제서야 확인했다.


“사치스럽게 또 커피가 마시고 싶네. 여보가 카톡을 보게 된다면 얻어먹고 아님 어쩔 수 없고”


아마 봤으면 카페에 들러서 사 왔을 텐데. 내가 다 아쉬웠다. 아내는 아쉬운 마음을 배달로 해결했다. 온라인 모임이 끝날 무렵 방 안에서 카톡을 보냈다.


“서윤이는 거의 잠들었다가 갑자기 또 쌩쌩해짐. 나는 커피 주문함”


코로나 시대의 언택트 산업의 발달이 아내의 욕망 해결에 큰 진일보를 이뤄냈다. 아내의 욕망도 해결됐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허리 건강을 위해 잠깐 산책하러 나갔다. 산책을 하고 돌아오니 아내는 식탁에 앉아 커피와 빵을 만족스럽게 먹고 있었다. 어제와는 사뭇 다른 편안하고, 행복한 표정이었다.


역시, 겨울은 가고 봄은 오고. 광야에도 꽃은 피고. 비가 오면 해가 뜨고. 거대한 폭풍 같았던 어제는 지나갔고, 빵과 커피를 즐길 여유가 존재하는 새로운 하루가 왔다. 잠들었던 서윤이는 12시가 조금 넘어서 또 깼지만 괜찮다. 또 자겠지 뭐. 언젠가는 보통 사람처럼 정상적으로 자는 날이 오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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