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성수역 3번 출구 앞
수연은 아침 일찍 꽃 시장으로 향했다. 오늘은 친구의 구두 공방에서 7주년 파티를 여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수연은 함께 일했던 친구가 구두를 만들겠다며 떠나던 날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새로운 길로 나아가는 친구의 뒷모습을 보며, 응원했고, 걱정했고, 때론 질투했고, 또 불안했다.
수연은 자신과 비슷한 마음으로 고군분투했을 친구의 지난 7년을 마음을 다해 축하하고 싶었다. 꽃 시장을 둘러보던 수연의 눈에 윤기 도는 튤립이 들어왔다. 수연은 망설임 없이 튤립을 집어 들었다. “사장님, 튤립 한 다발 주세요.” “아니, 한 다발 더…” “…한 다발만 더 할게요!” 수연은 그렇게 품 한가득 하얀 튤립을 끌어안고 꽃 시장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