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성수2가1동 310-51
형진은 오늘도 옥상에 올랐다. 좁은 옥상에 뻔뻔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식물 화분들이 형진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옥상을 깨끗이 정리하려고 여러 번 시도했지만, 자라나는 식물들의 기세에 눌려 체념한지 오래. 이젠 이렇게 자라는 식물들이 그저 예쁘고 기특하기만 하다.
형진은 그중에서도 큰 꽃나무를 특히 아꼈다. 공장 건물 위로 불쑥 솟구쳐 자란 이 꽃나무를 좋아해 주는 건 형진만이 아니었다. 길을 가다 꽃나무를 올려다보거나, 멈추어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보며 형진은 오늘도 흐뭇한 마음을 감추기가 어렵다.
‘요 녀석, 어디까지 자라려나?’ 기특한 마음에 괜히 꽃대를 쓰다듬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