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리더가 되기 위하여...

by 미운오리새끼 민

일전에 대통령, 기업의 CEO가 아닌 이상 모두 그 조직의 리더이자 블라인드 리더라고 했다.

이렇듯 리더는 소수이고 블라인드 리더는 다수인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도 리더를 꿈꿀 것인가?

물론 누군가는 대통령이 되고 기업의 CEO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의 CEO도 회장의 직계가족이 아닌 이상 되기도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오롯이 리더가 될 수 있는 길은 자신이 기업이나 조직을 만들던지 아니면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기업과 조직을 만들고 대통령이 될 수 없다. 누군가는 대통령 밑에서 일을 할 사람이 필요하고 또 기업과 조직의 일원으로서 리더를 도와 일할 사람이 필요하다.

축구 경기에 감독만 있고 선수는 없다면 경기를 할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기업과 조직에 리더만 있고 사람이 없다면 그 기업과 조직은 존재 이유가 없다.

따라서 꼭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이야 리더의 길을 가야 하겠지만 그러지 않은 사람들은 리더가 아닌 리더를 도와 조직을 성공시킬 블라인드 리더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일을 하다 보면 자신의 생각을 말할 때가 있고 그 말은 조직의 중간관리자 또는 리더에게 전달된다. 이렇듯 기업과 조직의 구성원으로 일을 하게 되면 본인이 의도하건 그렇지 않건 간에 조직에서 리더의 조력자 역할을 하며 살아야 한다.

그럼 블라인드 리더로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옛말에 벙어리 삼 년, 귀머거리 삼 년, 장님 삼 년이란 말이 있었다.

입 닫고 귀 닫고 보지 말고 살아가란 얘기였다.

어찌 보면 불평불만하지 말고 그냥 살으라는 말과 다름없는 표현이다.

블라인드 리더가 되기 위해서 이 표현을 조금 변형해서 생각해 보았다.

말을 할 때에 할 말은 하되, 상황을 가려가며 하며, 하지 말아야 할 말은 안 하는 신중함의 자세로...

들어야 할 말은 귀담아듣되, 듣지 말아야 할 말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는 경청의 마음으로...

봐야 할 것들은 유심히 관찰하여 살피고, 보지 말아야 할 것은 빨리 잊어버리는 관조적인 삶으로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는 임시방편적인 대안보다는 먼 미래를 예측하며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안목을 말한다.

이처럼 말도 하지 말고 듣지도 말고 보지도 말라는 것이 아니라 해야 될 말과 들어야 할 말, 그리고 봐야 할 것들을 가려가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리더에게 말을 할 때 상황을 가려가며 말을 했던 장량이나 가후가 좋은 사례일 것이다.

장량과 가후는 적절한 반어법과 비유, 질문 기법을 들어가며 리더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얘기를 했다. 그렇기에 리더는 참모의 의도를 알았지만 웃으며 넘어갈 수 있었다.

반면 월나라 문종은 와신상담 후 구천이 나라를 돌보지 않고 방탕하고 탐욕스러운 생활을 하자 충언을 하였지만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하는 비운의 삶을 마감했다.

귀가 두 개인 이유가 말보다는 경청을 하라고 해서 두 개라는 소리가 있다.

그만큼 경청은 말보다 중요한 것이다.

한신은 괴통의 말을 너무 가볍게 들음으로써 천하를 얻을 기회를 놓쳤을 뿐만 아니라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되었다.

진나라 상앙도 효공이 죽은 후 자신의 위협을 알리는 주변의 권유를 무시하고, 자신을 음해하려는 세력을 너무 가볍게 여긴 결과 죽음에 이르렀다.

반면 소하는 위기상황이 닥칠 때마다 주변의 얘기를 잘 듣고, 이를 실천함으로써 죽을 고비를 세 번이나 넘기면서 마지막까지 2인자로서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었다.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인생' 이란 말이 있다.

다가 올 미래를 안다면 어떨까?

아마도 모두가 꿈꾸는 희망사항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미래를 예측하고 미리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다. 마치 바둑에서 몇 수, 몇 백수 앞을 내다보며 한 수 한 수를 두 듯 인생의 삶도 그렇게 예측하고 준비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을 우리는 '빅 피쳐'라고 한다.

월나라 범려는 부처가 오나라에 굴욕을 당하는 수모를 견뎌 내면 언젠가 그 빚을 갚을 수 있다고 하였으며, 결국 와신상담의 결과 오나라를 물리치고 패자의 지위를 얻었다. 그리고 그는 부처의 그릇을 알고 부처의 곁을 떠나 자유롭게 삶을 살았다.

장량 또한 유방이 수 없이 많은 패배를 당할 때에나, 유방이 잘못된 판단을 할 때에도 유방에게 큰 그림을 그리며 먼 미래를 설계해 줬기에 유방이 제왕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반면 소진의 경우 합종책을 통해 6국이 진나라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였지만 결국 오래가지 못하고 무너짐으로써 6국의 패망과 더불어 진나라로의 통일의 발판을 마련해 주는 결과를 낳았다.

힐러리 클린턴 경우 남편의 수많은 스캔들에도 묵묵히 그를 지지하며 자신의 큰 그림을 그렸기에 클린턴도 끝까지 대통령으로서의 임기를 마칠 수 있었으며, 힐러리 자신도 민주당 후보로 대통령 선거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그녀라고 남편의 스캔들에 속이 상하지 않았다면 이상할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이런 행동이 결과적으로 그녀에게 유리한 여론을 형성할 수 있었다.

누구나 블라인드 리더는 될 수 있다.

하지만 블라인드 리더가 갖추어야 할 자질은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노력과 자기희생 그리고 리더만을 향한 마음이 있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다시 말하지만 블라인드 리더는 말을 할 때에도 리더의 마음을 헤아리며 말하고

주변의 말을 들을 때에는 항상 상대의 입장에서 자신의 처지를 바라보며 듣고

바라볼 때에는 한시적 임시방편의 계획이 아닌 장기적이고 5년 10년 앞을 내다보며 조직의 미래를 구상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단편적으로 보이는 허물보다는 그 사람의 큰 장점을 보며 눈 감아 줄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PS :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기업과 조직에 몸 담고 있는 이상 왜 이 곳에 적을 두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조직과 리더를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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