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 대간의 그림문양을 해석하다

by 미운오리새끼 민

실타래처럼 엉켜있는 그림문양을 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영상 속 그림문양과 그가 보유한 자료들의 일치율 조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가고 있는데도 명쾌한 해석을 내놓는 답이 없었다. 강태석 소장의 마음이 점점 타들어 갔다. 그림문양들이 점점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머릿속이 하얗게 백지장처럼 변해 버렸다.

‘어디 부분부터 그림 퍼즐을 맞춰야 하는 거지. 뭔가 잘못된 게 아닐까?’
“황 박사, 뭐 찾은 게 있어?”
강태석 소장이 그녀를 급히 불렀다.
“아뇨, 아직 못 찾았어요.”
황정민 박사의 대답은 강태석 소장을 더욱 멘붕에 빠뜨렸다.
‘천천히 다시 시작해보자. 너무 처음부터 과거 자료들과 대간의 그림문양들을 맞추려고 한 건 아닐까?’
강태석 소장은 시작이 잘 못 됐다고 생각했다.

‘부리막대 상자에 표시된 대간의 그림문양은 그가 위치한 곳을 나타내고 있어. 그렇다면 그림문양들과 내가 갖고 있는 자료들을 조합하면 그림문양이 해석되어야 해.’
강태석 소장은 생각들을 차근차근 정리했다.
“하람, 혹시 대간의 그림문양들 중 달라진 것이 있니?”
“아뇨, 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발견했어요. 여기 보세요.”
하람이 강태석 소장을 불렀다.
“대간의 그림문양과 대간 다음에 나타나는 지구방위기사의 문양을 보세요. 뭔가 느낌이 오지 않나요?”
강태석 소장은 대간 다음으로 나타나는 지구방위기사의 그림문양을 살펴봤다.

“어! 이것은?”
강태석 소장은 다른 면의 지구방위기사 그림문양들도 살폈다. 갑자기 소름이 온몸으로 퍼졌다.
“이 쉬운 것을 보지 못했다니, 내가 너무 성급하게 부리막대 상자를 조사 했어. 마음만 급했지 실질적인 기초 조사를 놓쳤었네. 처음부터 실수를 했어. 처음 문양은 대간이 있는 위치를 나타낸 것이 아니야.”
강태석 소장도 부리막대 상자의 공통된 점을 찾아냈다.

“그렇죠? 처음 앞부분은 모두 공통된 그림문양들을 하고 있잖아요?”
하람이 강태석 소장에게 동의를 구하듯 물었다.
“그래 맞아. 부리막대 상자 모든 면의 첫 번째 내용은 다 똑같아. 그리고 마지막 그림문양들도 여기부터는 동일해.”
“마지막 그림문양들도요?”
하람이 부리막대 상자의 그림문양들을 살폈다. 황정민 박사도 어느새 그림문양 조합을 찾다 말고 부리막대 상자를 살피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림문양의 앞의 부분과 뒷부분은 모두 해석이 같은 거네요.”
황정민 박사가 말했다.
“그렇지. 문제는 그 앞부분과 뒷부분을 해석할 열쇠를 오로지 대간의 위치를 알려주는 그림문양들을 갖고 찾아야 한다는 거야.”
강태석 소장은 희망을 보면서도 한편으로는 영영 풀지 못할 수수께끼처럼 될 것 같아 걱정이 되었다.

“네? 그게 무슨 뜻이죠?”
하람이 강태석 소장을 보며 물었다.
“처음과 끝은 위치와 상관없는 내용이니 이것을 해석하지 못하면 대간도 꺼낼 수 없어.”
강태석 소장이 그림문양을 가리키며 말했다. 하람은 문득 자신의 팔찌에 있는 문양을 살폈다. 첫 번째 나오는 문양과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문양을 알 것 같았다.

“소장님, 저 이 문양 알 것 같아요. 가온누리님을 상징하는 문양 같아요. 여기 제 팔찌에 나오는 문양과 매우 유사하지 않나요?”
하람이 강태석 소장에게 자신의 팔찌 안에 있는 문양을 보여줬다. 그는 하람의 팔찌와 대간의 그림문양에 나오는 문양을 번갈아 보았다. 유사 검색기를 이용했는데 팔찌의 문양과 부리막대 상자의 문양 싱크로율이 거의 일치했다.

“그렇다면 이 문양은 가온누리님을 지칭하는 거네. 앞부분과 뒷부분이 가온누리님과 관련된 내용이고 중간 부분은 대간의 위치를 나타내는 내용이야. 그리고 마지막 문양이 앞부분보다 긴 것은 지구방위기사단을 깨우는 암호문 같아.”
강태석 소장은 슬슬 퍼즐이 맞춰져 가는 느낌이 들었다.
“하람아, 혹시 이것 말고 다른 문양이 새겨진 것이 또 있니?”
“가온누리님 문양 주변으로 아주 작은 그림들이 있는데 이것은 잘 보이지가 않아서 모르겠어요.”

하람이 팔찌를 빼서 강태석 소장에게 보여주었다. 강태석 소장이 미세 현미경으로 가온누리 문양 주변을 살폈다. 하람 말대로 가온누리 주변으로 열네 개의 그림문양들이 있었다. 그것을 확대하여 사진을 찍고 유사 검색기로 부리막대 상자의 그림문양들과 일치하는 문양들이 있는지 살폈다.

“네가 큰 공을 세웠어.”
하람은 영문을 몰라서 어리둥절했다.
“이 그림문양 중 열두 개는 지구방위기사단을 가리키는 문양이야. 잘 봐. 대간의 그림문양과 여기 나와 있는 문양이 유사 검색기에서 99% 일치해. 다른 지구방위기사 그림문양에서도 마찬가지야. 그리고 나머지 두 개의 문양은 각각 첫 부분과 끝 부분에서 거의 일치하는 문양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혹시 이 문양들이 하늘에서는 어떤 의미로 사용되는지 알 수 있니?”

하람이 확대된 그림문양들을 유심히 살폈다. 하지만 오래된 그림문양들이라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저 그림문양들은 제가 태어나기 전의 것이라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문양들이 너무 작아서 신경도 안 썼어요.”
“그래도 잘 기억해봐. 여기에 새겨질 정도면 너희가 흔히 사용하는 단어 아닐까?”
“모르겠어요. 정말 기억이 안 나요.”

강태석 소장이 재촉하는 바람에 하람의 마음까지 조급해졌다. 머릿속이 복잡해지면서 생각의 실타래를 더 꼬이게 만들었다. 하지만 진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하늘의 글자도 요새는 가물가물 했다. 오히려 지구의 글자가 더 익숙해져서 하늘의 글자와 그림문양들이 혼란스럽게 다가왔다. 강태석 소장은 하람이 뭔가를 생각해 내려고 머리를 쥐어짜는 모습을 보며 더 이상 말을 걸지 못했다.

“너희들이 하늘의 신을 존경하거나 하늘의 신을 부를 때 어떻게 말하니?”
황정민 박사가 하람에게 물었다.
“ ‘하늘의 신, 가온누리님은 영원하다’ 아니면 ‘하늘의 신 가온누리님은 우리와 함께 살아난다’ 이렇게 말하죠.”
하람이 전령으로서 하늘의 문에서 가온누리님을 부를 때 사용했던 말들을 했다.

“그렇다면 이 문양도 하늘의 신을 찬양하는 문구가 아닐까요?”
황정민 박사가 나름 해석을 내놨다.
“그럼, 앞의 그림문양은 ‘하늘의 신, 가온누리님은 영원하다’ 뭐 이렇게 해석 할 수 있다는 거네?” 강태석 소장이 미소를 띠며 말했다.
“아, 맞아요. 이 문양은 하늘을 나타내는 문양과 비슷한 것 같아요.”
하람이 일직 선위로 반원의 태양 문양을 하고 그 밑으로 빗살무늬가 있는 그림을 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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