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진시황릉과 검은 병사들

by 미운오리새끼 민

3월 16일 토요일(춘분 4일 전)
셋은 중국 시안에 도착했다. 김찬민 부장과 통화 후 모두 마음이 급해졌다. 그들은 서둘러 진시황릉으로 향했다. 진시황릉은 장방형으로 두 겹의 담장에 쌓인 능원의 남쪽에 있었다. 한 면이 400m가 넘고 높이가 76m에 이르러 세계에서 가장 큰 무덤이었다.

“다이몬이 무 대륙 융기에 더 신경을 쓰나 봐요. 지구 에너지를 모으기 위해 혈안이 된 거 같아요. 푸른악령들이 육신을 찾고 더 강해지면 우리로서는 힘든 싸움이 될 겁니다.”
“저들이 힘을 갖기 전에 지구방위기사단을 다 찾을 수 있을까요?”
하람이 대간에게 물었다.
“그게 나도 걱정이야. 저들보다는 우리가 먼저 진용을 갖추어야 하는데, 저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어서 우리가 따라잡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셋은 진시황릉 주변을 살폈다. 하지만 능 주변을 감싸고 있는 담장이 더 이상 이들의 접근을 가로막았다.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설령 담을 넘어서 진시황릉에 접근한다고 해도 그 안은 아직 그 누구의 발길도 허락하지 않는 곳이었다. 강태석 소장은 지구방위기사단 매디가 어디에, 어떻게 영면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황릉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을까요?”
“지상에서 들어가는 문은 없어요.”
대간의 물음에 강태석 소장이 말했다.
“병마용갱 쪽은 어떨까요? 그곳을 통해서 황릉으로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요?”
하람이 진시황릉 옆에 설치된 지도를 보며 강태석 소장에게 물었다.
“그곳은 워낙 보안 속에 발굴이 이루어지고 있어서 사람들의 접근 자체를 막고 있어.”

“병마용갱 약도와 진시황릉 내부 투시 사진 갖고 있죠? 그것 좀 봅시다.”
대간의 말에 강태석 소장이 홀로그램을 비췄다. 현재까지 알려진 진시황릉의 내부 투시 사진과 병마용갱 사진, 그리고 진시황릉과 병마용갱이 함께 있는 사진이 나타났다. 진시황릉 동쪽으로 병마용갱이 자리 잡고 있었으며, 2호 갱, 3호 갱, 4호 갱은 진시황릉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진시황릉은 지하 30~40m까지 파고 들어가서 만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병마용갱은 진시황릉과 1.5km 떨어진 동쪽에만 있고 다른 쪽에는 없어요. 그 이유는 서쪽은 진시황 자신의 고향이고, 북쪽과 남쪽은 천혜의 지형이 황릉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록에 따르면 처음에는 여러 경로를 통해 황릉 지하로 들어가도록 만들었다가 차츰 그 수를 줄여 마지막에는 동쪽만 남겨 두고 모두 폐쇄한 것으로 되어 있어요.”
강태석 소장이 자료를 보며 설명했다.

“그렇다면 왜 마지막까지 동쪽 통로를 남겨 놨을까요?”
하람이 강태석 소장에게 물었다.
“진시황릉과 병마용갱을 연결하는 통로일 수도 있지. 하지만 연결된 통로가 발굴되었는지 알 수는 없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중국 당국도 아무런 말이 없으니까.”
“하지만, 중국에서는 그걸 알고도 발표를 안 할 수 있잖아요?”
“그렇더라도 중국의 보안시스템이 워낙 견고해서 그것을 뚫고 들어 갈 수 없을 거야.”
하람의 질문에 강태석 소장이 말했다.
“지금으로서는 저 보안시스템을 뚫고 들어가는 수밖에 없네요?”
“네, 그렇습니다.”
대간의 말에 강태석 소장이 풀 죽은 소리로 말했다.

“보안시스템을 뚫을 수는 없지만 잠시 죽일 수는 있어요.”
“보안시스템을 잠시 죽일 수 있다고? 네가 어떻게?”
하람의 말에 강태석 소장의 눈이 커졌다.
“잠시 동안 보안시스템을 죽일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그 사이 빨리 진시황릉의 정보에 접근하는 게 중요해요.”
“현재까지 발굴 위치와 황릉의 내부 구조를 파악하면 매디를 찾을 수 있어.”
강태석 소장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럼, 진시황릉의 내부구조를 알 수 있는 지도를 구하면 되나요?”
대간이 말했다.
“이미 중국 문화재청은 원격탐지시스템을 통해 황릉의 내부 구조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또한 황릉 주변으로 엄청난 양의 수은이 함유되어 있는 것도 알고 있죠. 하람이 보안시스템을 잠시 죽일 수 있다면, 그때 문화재청에 접속해서 현재까지 발굴 위치와 진시황릉 내부 구조를 파악할 수 있을 겁니다.”

“제가 보안시스템을 잠시 죽였을 때 소장님이 접속을 해서 지도를 파악하고 대간이 들어가서 매디를 찾아오면 되겠네요?”
“좋았어. 그럼 문화재 발굴조사팀이 있는 사무실로 가보자.”

대간의 말에 모두 병마용갱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그곳에도 병마용갱을 둘러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발굴조사팀은 병마용갱 박물관 건물 지하 1층에 있었으며, 서버실은 지하 2층에 있었다. 그곳은 보안구역으로 외부인이 들어갈 수 없었다. 그들은 표를 끊고 1호 병마용갱부터 동선 파악에 나섰다. 하지만 어디에도 진시황릉과 연결될 만한 통로는 보이지 않았다. 보안 요원이나 안내원이 지키고 있는 곳도 없었다. 군데군데 ‘작업 중’이라는 안내문이 있었으나 그곳이 진시황릉과 연결되어 있다고 보기에는 부족했다. 그것은 2호 갱, 3호 갱도 별 차이가 없었다. 출입금지 팻말이 붙어 있는 곳 또한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곳에는 진시황릉과 연결된 통로가 없나 봐요.”
강태석 소장이 불안한 얼굴로 말했다.
“한 군데 더 있지 않나요?”
대간이 물었다.

“4호 갱인데 그곳은 완성되기 전에 폐기된 곳이라 관람이 안 되고 있어요.”
“혹시 그럼 거기에 진시황릉으로 통하는 길이 있지 않을까요? 그곳을 개방 안 하는 이유가 황릉으로 가는 통로가 있는 곳이라면 충분이 일반인들에게 그렇게 둘러대고 조용히 조사를 진행할 수 있잖아요?”
하람의 말에 강태석 소장도 반신반의했다.
“일단 거기로 가보죠? 그곳에 사람들이 있다면 뭔가를 하고 있다는 증거 아니겠어요?”
대간이 말했다.


그들은 4호 갱으로 이동했다. 4호 갱은 1호 갱과 2호 갱, 3호 갱 사이에 자리 잡고 있었다. 나머지 세 개의 갱이 4호 갱을 보호하는 형태처럼 보였다. 4호 갱 주변은 너무 한산했다. 예상과 달리 4호 갱을 오가는 인부들이나 조사하는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그곳을 지키는 보안요원도 없었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4호 갱 앞에는 ‘미완성 병마용갱’이란 푯말만 있었다.

“너무 조용한데요?”
강태석 소장이 주위를 살피며 말했다. 주변을 오가는 사람들도 없어서 그들이 4호 갱 앞에 있는 것이 너무 눈에 띄었다. 그들은 4호 갱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이동했다. 대간이 말했다.

“정말 아무것도 없어서 그런 걸까요?”
하람이 강태석 소장을 보며 물었다.
“그러게요. 여기도 아니라면 매디를 찾는 과정을 다시 살펴봐야 해요.”
강태석 소장은 불안했다. 그때 차 한 대가 그들이 있는 곳으로 오고 있었다.
“차가 이쪽으로 와요?”
하람이 다급히 말했다.
“저 나무 뒤로 피하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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