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 푸른악령의 근거지 악마의 산

by 미운오리새끼 민

“그럼 이든의 말이 맞을 겁니다. 아우얀 테푸이라는 뜻은 토착 페몬 족 인디언 말로 ‘악마의 산’이라는 뜻이죠. 어떤 연유로 그런 이름이 지어졌는지 알 수 없으나 인디언 조상들에게서 계속 전해져 내려온 이름입니다. 다이몬이 있었을 때에도 존재했던 곳이라면 저기가 바로 그들의 근거지인 것이 맞는 거죠.”

강태석 소장이 아우얀 테푸이를 보며 말했다. 10년 전쯤 남미를 여행하며 아우얀 테푸이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10년이 지났지만 아우얀 테푸이는 여전히 신비스러웠다. 그가 생각해도 다이몬과 푸른악령들이 저곳을 선택한 이유는 당연해 보였다. 인간을 한 없이 굴복하게 만드는 데 저만한 곳이 지구상에 없었다.

“저기가 푸른악령들의 근거지라는 거죠?”
하람이 소름이 돗는 듣 놀란 눈으로 물었다. 몸이 약간 푸르스름하게 변했다.
“소장님 말이 맞아. 그들은 오래전부터 저곳을 가장 숭배하는 곳으로 여겼어. 인간이 감히 범접하지 못하는 곳에 자신들의 안식처를 만들었지. 저 폭포 아래에 ‘악마의 계곡’이 있어. 푸른악령들은 분명히 그곳에 있을 거야.”

이든의 말에 모든 시선이 아우얀 테푸이에 꽂혔다. 김찬민 부장이 위성사진을 통해 아우얀 테푸이를 더 근접해서 보여줬다. 하늘에서 본 아우얀 테푸이는 산이라고 했지만, 산 정상은 서울과 맞먹을 만큼 웬만한 도시 크기의 면적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나마 그 주변을 둘러싼 지형이 깎아지른 암벽 바위로 되어 있어서 이것이 산이라는 느낌을 줄 뿐이지, 실제 그 크기를 봐서는 고원지대에 위치한 평야지대 같았다.

산 정상 절벽 주변으로 여러 개의 폭포가 있었다. 역설적이게도 그중 악마의 계곡으로 떨어지는 천사 폭포라는 이름의 ‘앙헬 폭포’가 있었는데 길이가 천 미터에 육박했다. 폭포의 물줄기는 악마의 계곡으로 떨어지기도 전에 안개처럼 사라졌다. 하람은 그 모습을 보며 악마의 근거지에 천사가 오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는 거 같아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이러고 가만히 넋 놓고 있을 거야? 어서 빨리 푸르미르를 찾아서 가야지?”
악도리가 화면만 바라보고 있는 모두를 일깨웠다. 하람도 옆에서 거들었다.
“맞아요. 아직 푸르미르를 못 찾았잖아요.”
그제사 모두들 정신을 차렸다.
“대간, 매디, 잔나비, 소장님은 푸르미르를 찾아서 아우얀 테푸이로 오고, 나머지는 저 곳으로 가자.”
백호가 상황을 정리했다.

“다이몬은 그냥 놔둬도 되나?”
솔찬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아직은 불가마니 안에 갇혀 있으니 안심해도 될 거야.”
도담이 솔찬의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
“모든 게 정리됐으면 출발하자.”
수리가 주변을 환기시키며 말했다.

“저도 대간을 따라가면 안 되나요?”
하람이 조심스럽게 백호에게 물었다.
“왜? 우리랑 가는 게 싫으니?”
알찬이 하람의 어깨를 치며 말했다.
“아니, 그게 아니고. 아우얀 테푸이도 그렇고······.”
하람이 죽어가는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래, 너도 함께 갔다 오렴.”

하람이 말끝을 흐리자 백호가 허락 했다. 지구방위기사단은 사람의 모습에서 서서히 전사로 변했다.

토리의 작은 키가 성인키까지 금새 자랐다. 튀어나온 앞니 두 개는 아랫입술 아래까지 내려왔으며 더 커지고 단단해졌다. 앞니에 한 번 물리면 모든 것이 부숴 질 것 같았다. 손에 들고 있던 부리막대는 작은 단검으로 변했으며, 토리가 단검을 움직일 때마다 끝에서 번개처럼 가느다란 빛줄기가 흘러 나갔다. 꼬리는 철근처럼 단단해져서 흔들거릴 때마다 쇳소리가 났다. 머리에 회색 투구가 씌워졌으며, 옷은 얇은 회색 갑옷으로 변해 몸에 착용되었다.

알찬의 머리에는 초승달 모양의 두 개의 뿔이 황금빛으로 빛났다. 부리막대는 긴 창검으로 변했으며, 머리에 달린 뿔이 창검에도 달린 듯 창검 끝에 서로 대칭이 된 형태로 달려 있었다. 황색 투구와 갑옷이 알찬의 몸에 입혀졌다. 갑옷을 입었는데도 근육질의 몸이 그대로 보였다.

백호의 발톱은 갈고리처럼 굽어져 더 날카롭게 돋아났다. 한번 발톱에 긁히면 온 몸이 다 잘려 나갈 것 같았다. 부리막대는 가시 돋친 나무처럼 칼날 주변에 박혀 있었다. 하얀색의 갑옷과 투구가 빛을 받아 빛났다.

이든의 귀는 머리 위로 쫑긋하게 솟았다. 부리막대는 활로 변형이 되었는데, 화살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활시위를 당기자 이든의 손에 화살이 잡혀 있었다. 이든은 그렇게 몇 번을 연습하고 등 뒤로 활을 넘기자, 붉은 갑옷 뒤로 활이 달라붙었다. 투구는 귀가 나오도록 위가 뚫려 있었다.

악도리는 손발이 없어졌다. 곧추 선 자세는 ‘ㄴ’ 자 형태를 유지했다. 부리막대는 작은 블로우건으로 변해 혀끝에 감겨 입속으로 들어갔다. 유일하게 악도리만 갑옷이 없었으나, 온몸을 감싸고 있는 비늘에서 갑옷 보다 더 단단한 느낌이 들었다.

매디의 뒷목 주위로 검은 갈기가 나왔고 부리막대는 채찍으로 변했다. 채찍 끝에는 작은 검은 구슬들이 달려 있었으며, 채찍을 움직일 때마다 구슬들이 부딪히면서 맑은 소리가 났다. 갑옷 밖으로 갈기가 나와 있었다. 긴 얼굴에 투구가 씌워졌다.

도담은 온몸이 미색의 털로 뒤 덮였다. 부리막대는 가늘면서도 길게 늘어져 펜싱 칼을 연상시켰다. 도담의 성격처럼 강하지만 부드러운 갈대처럼 이리저리 휘어졌다. 은색의 갑옷이 몸을 덮었으며, 투구도 얼굴에 씌워졌다.

잔나비는 팔이 길어져 무릎까지 내려왔다. 부리막대는 별 모양의 표창으로 변했다. 표창을 던지면 날아갔다 되돌아왔다. 푸른 갑옷은 어깨까지만 되어 있어서 조끼를 입은 것 같았고, 머리를 살짝 가릴 정도의 투구가 씌워졌다.

수리의 닭 벼슬은 보라색을 띠어 갔다. 부리는 끝부분이 휘어졌고 눈매도 날카롭게 변했다. 부리막대는 가운데를 쥘 수 있게 되어 있었으며, 양쪽 끝에는 날개 모양을 한 칼날이 달려 있었다. 수리의 갑옷에는 깃털들이 달려 있었다.

대간은 흰색과 붉은색의 털이 섞여 있었고, 부리막대는 양날의 검으로 변했다. 황금빛 투구와 갑옷이 입혀졌다.

솔찬의 피부는 살구색으로 변했다. 몸은 부풀어 통통한 느낌이 들었으며, 이 때문에 말려진 꼬리는 몸에 파묻혔다. 부리막대는 창으로 변했으며 끝에는 긴 화살촉이 박혀 있었다. 솔찬의 갑옷은 몸에 비해 헐렁한 느낌마저 들어 갑옷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모두 준비 됐으면 떠나자고."
대간이 지구방위기사들을 보며 말했다. 전투준비를 마친 지구방위기사단은 아우얀 테푸이와 푸에르토 프린세사로 나뉘어서 각각 이동을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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