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 푸른악령들과의 일전

by 미운오리새끼 민

“가만히 있으면 우리 모두 저들에게 포위될 수 있어. 모두 흩어져서 길을 뚫자.”
이든이 점점 좁혀오는 포위망을 피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저들에게 빈틈이 보이지 않았다. 수적으로도 지구방위기사단이 밀렸으나, 저들이 사용하는 기술과 무기들은 과거에 싸웠을 때와는 전혀 달랐다.
“대간, 알찬, 백호는 나를 따라서 우측을 공격해. 그리고 나머지는 우리를 뒤에서 엄호해 줘.”

이든이 오른쪽 기마부대 쪽을 가리켰다. 기마병들은 마지막 남은 한 발의 화살까지 모두 쏘아 댔다. 빗발치는 화살을 뚫고 이든과 대간, 알찬, 백호가 우측 기마부대를 향해 달려들었다. 기마병들도 창과 검을 꺼내 들고 싸웠다. 위에서 내리꽂는 창끝은 예리하고 날카로웠다. 백호의 뒤 머리카락이 잘려 나갔다. 하마터면 목숨이 위태로울 뻔했다.

순식간에 여러 기마병들이 지구방위기사들을 에워싸며 한꺼번에 덤볐다. 양쪽에서 날아오는 창끝을 피해 대간이 한 바퀴 공중회전을 했다. 그 창끝은 서로 상대 기마병들에게 꽂혔다. 알찬은 다가오는 기마병들을 향해 함께 돌진해 들어갔다. 창끝이 알찬의 목을 겨누는 순간 슬라이딩을 하며 기마병의 창끝을 자신의 창으로 막고 공격하였다. 알찬의 공격에 기마병이 앞으로 고꾸라지며 말도 같이 넘어졌다. 뒤따라오던 다른 말들이 미처 피하지 못하고 함께 넘어지면서 기마부대의 대오가 흐트러졌다.

말에서 튕겨져 나간 기마병들이 바닥에 쓰러졌다. 이를 놓치지 않고 뒤에 있던 이든이 이들을 쏘아 죽였다. 일순간 우축에 균열이 생기자 병사들이 이들을 돕기 위해 달려왔다. 그러자 중앙에 집중되어 있던 병사들이 중앙과 오른쪽으로 갈라졌다.

“이때야, 저들을 절벽으로 유인해!”
이든이 소리치며 말하자 토리와 푸르미르, 수리, 매디가 병사들 사이를 뚫고 나가며 우측으로 붙은 병사들을 절벽으로 몰았다. 하지만 이것을 예상했는지, 중앙과 오른쪽에 있던 병사들이 가운데로 몰린 지구방위기사단을 공격하기 위해 달려들었다. 토리와 푸르미르, 수리, 매디가 위험해졌다.

남아있던 악도리, 솔찬, 도담, 잔나비가 무너진 우측에서 협공을 했다. 솔찬의 창이 병사들을 공격했다. 잔나비의 표창이 날아가 병사들을 차례로 공격했다. 뒤 공간이 공격을 당하자 포위되어 있던 토리와 푸르미르 쪽이 느슨해졌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토리와 푸르미르, 수리, 매디가 병사들을 절벽 쪽으로 몰았다.

밀리기 시작한 병사들이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그것을 지켜보고 있던 푸른악령들이 지구방위기사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푸른악령의 검이 토리의 허벅지를 찔렀다. 외마디 비명과 함께 토리가 쓰러졌다. 매디가 토리를 재빨리 다른 곳으로 이동시켰다. 푸른악령들이 전면에 나서자 병사들과 기마병들이 뒤로 물러섰다. 병사들은 전보다 상당히 줄어 있었으나 여전히 많았다.

열두 명의 푸른악령들의 손에는 철퇴와 창, 검, 채찍 등이 각각 쥐어져 있었다. 철퇴는 야구공 정도 크기였지만 바늘처럼 생긴 뾰족한 것들이 무수히 박혀 있었다. 창들은 종류가 다양했다. 양쪽 끝이 뱀의 혀처럼 갈라진 창끝과, 끝이 반달 모양을 한 창과 삼지창처럼 생긴 창 등이 있었다. 또한 장검과 단검을 가진 푸른악령들도 있었다. 지구방위기사단에는 다리를 다친 토리부터 어깨에 상처를 입은 솔찬, 허리를 다친 도담과 수리 등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대로 저들과 싸우는 건 무리야.”
수리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여기서 물러설 수 없어. 푸른악령들만 잡으면 끝이야.”
백호의 눈빛이 날카로웠다.
“우리 쪽 부상자가 너무 많아. 저들은 과거 우리가 싸웠을 때 푸른악령들이 아니야. 그들은 더 강해졌어.”
“저들이 강해졌다지만 우리도 강해.”
도담의 말에 악도리가 반박했다.
“아니, 우리는 과거나 지금이나 똑같아. 다시 힘을 모을 필요가 있어.”
토리가 다리를 절뚝거리며 앞으로 나왔다. 토리가 푸른악령들을 응시했다. 토리를 본 푸른악령들이 곧 달려들 듯 덤비려 했다.

“그럼 어떡해. 우리가 마법을 써서 도망가도 저들이 우리의 위치를 파악해서 쫓아 올 텐데.”
잔나비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모두들 싸울 힘들이 없었다.
“과거 다이몬과 싸움 이후 전투다운 전투는 이번이 처음이잖아. 힘이 부치는 건 당연해. 몸도 덜 풀렸고. 그리고 너무 상대를 쉽게 생각했어.”
“아니야. 우리가 힘을 합치면 푸른악령들은 쉽게 물리칠 수 있어!”
이든의 말에 푸르미르가 반대했다.
“우리의 힘을 모으는 것은 마지막 수단이야. 그리고 그 힘이 강력해진 저들에게 통한다는 보장도 없어. 우리의 힘이 너무 약해. 물러나서 힘을 키우는 게 중요해.”
대간이 나서서 푸르미르를 설득했다.

“우리가 마법을 써서 빠져나간다고 해도 저들은 우리를 찾아올 거야.”
“방법이 아주 없진 않아.”
이든이 푸르미르를 보며 말했다.
“좋은 방법이 있어?”
백호가 이든을 붙잡고 말했다.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시도는 해봐야지. 잔나비가 우리와 같은 분신을 만들고 매디가 우리를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면 돼. 이것이 동시에 이루어지면 저들도 우리가 여기 있는 줄 알고 한동안 우리의 위치를 못 찾을 거야.”
다들 이든의 말에 수긍했다.

“하람과 강태석 소장은?”
대간이 물었다.
“둘은 나중에 합류해야 할 거야.”
“뭐라고? 둘을 여기 놔두고 간다고?”
이든의 말에 대간이 놀라서 물었다.
“하람이 강태석 소장을 데리고 여기를 벗어날 능력은 있어.”
“말도 안 돼! 그들을 놔두고 갈 수 없어. 어떻게든 같이 가야 해.”
“감성적으로 굴지 마! 우리가 살아야 저들도 살아.”
이든이 대간을 설득했다. 푸른악령들이 지구방위기사단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햇빛에 반사된 그들의 창검들이 붉게 빛나며 핏빛으로 보였다.
“더 지체할 시간이 없어. 푸른악령들이 다가오고 있어.”
수리가 전투 준비를 했다. 모두들 대간의 결단을 기다렸다. 대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든이 말했다.

“수리야, 밝은 빛을 뿜어 봐!”
수리가 태양보다 더 밝은 빛을 내뿜자 온 세상이 새하얗게 변했다.
“잔나비, 분신들을 꺼내. 그리고 모두 매디 쪽으로 모여!”
잔나비가 분신들을 만들자 모두들 매디 쪽으로 붙었다.


푸른악령들은 밝은 빛에 시력을 잃었다. 그들은 서로 우왕좌왕했다. 대장이 주문을 외우자 암흑이 밀려와 하얀빛이 사라졌다. 시력도 서서히 돌아오며 형체를 알아봤다. 지구방위기사단은 여전히 앞에 있었다.

화가 난 대장이 괴성을 지르며 달려들자 나머지 푸른악령들도 달려들었다. 그들의 철퇴와 창검이 지구방위기사단을 덮쳤다. 그러자 지구방위기사단은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다. 지구방위기사단에게 속은 것을 안 대장이 화를 내며 크게 포효했다. 그가 칼을 휘두르자 고여 있던 용암이 물방울처럼 튕겨져 나가 악마의 계곡으로 떨어졌다. 그때 갑자기 대장이 하몬을 불러 지시를 내렸다. 하몬은 다른 두 명과 함께 앙헬 폭포 아래로 내려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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