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이의 얼굴 미용
털이 많이 자라서 뚱이의 눈 주위를 덮어 버렸다.
뚱이의 눈이 안보인다.
너무 불편해 보인다.
보는 사람도 답답하다.
사람이라면 손으로라도 넘겨 볼 텐데..
뚱이도 앞이 잘 안 보이는 거 같다.
아빠가 미용 가위로 뚱이의 앞머리와 눈 주변의 털을 깎아 줬다.
뚱이의 왕방울 눈이 보여 시원스럽긴 하다.
그러나,
털이 멋있게 자라서 예뻤던 뚱이의 얼굴이 못생긴 뚱이로 변해 버렸다.
ㅠㅠ
뚱이의 시각 - 뚱이 얼굴 미용
나를 한참 바라보던 아빠가 방으로 들어가서 무언가를 갖고 나온다.
'뭐지 저 새로운 물건은?'
"뚱이야 이리와."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왠지 불안하다.
마지못해 엉금엉금 아빠 곁으로 갔다.
아빠가 나의 얼굴을 붙잡았다.
그리고 반짝반짝 빛나는 물건이 내 눈주위를 왔다갔다 한다.
무서워서 머리를 돌렸다.
"가만히 있어!"
아빠가 내 얼굴을 더 꽉 쥐며 말했다.
더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눈 주변의 털이 깍여 나갔다.
여전히 섬뜩한 물건이 눈 주위를 왔다 갔다 한다.
꼭 내 눈으로 들어올 거 같다.
눈을 질끔 감았다.
사각사각 하는 소리가 들린다.
소리만 들으니 더 무섭다.
눈을 떳다.
머리를 돌려보려 했지만 소용 없었다.
‘아빠, 조심해요. 눈 찔리겠어요.’
다시 눈을 감았다.
가슴이 콩닥 거렸다.
“다 됐다!”
이제야 아빠 품에서 해방됐다.
눈을 뜨니 앞이 시원하게 보였다.
털이 가려져서 잘 안보였는데 지금은 잘 보인다.
아빠의 의도를 알게 되니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고맙다고 했다.
아빠가 거울을 보여줬다.
"뚱이야 시원하지?"
거울 속에는 내가 아닌 땡칠이가 있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