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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운오리새끼 민 Jul 11. 2022

뚱이의 일상

뚱이의 얼굴 미용

털이 많이 자라서 뚱이의 눈 주위를 덮어 버렸다.

뚱이의 눈이 안보인다.


너무 불편해 보인다.

보는 사람도 답답하다.


사람이라면 손으로라도 넘겨 볼 텐데.. 

뚱이도 앞이 잘 안 보이는 거 같다. 


아빠가 미용 가위로 뚱이의 앞머리와 눈 주변의 털을 깎아 줬다. 

뚱이의 왕방울 눈이 보여 시원스럽긴 하다.

그러나,

털이 멋있게 자라서 예뻤던 뚱이의 얼굴이 못생긴 뚱이로 변해 버렸다. 


ㅠㅠ     


뚱이의 시각 - 뚱이 얼굴 미용

나를 한참 바라보던 아빠가 방으로 들어가서 무언가를 갖고 나온다.

 

'뭐지 저 새로운 물건은?'


"뚱이야 이리와."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왠지 불안하다.

마지못해 엉금엉금 아빠 곁으로 갔다.


아빠가 나의 얼굴을 붙잡았다.

그리고 반짝반짝 빛나는 물건이 내 눈주위를 왔다갔다 한다.

무서워서 머리를 돌렸다.


"가만히 있어!"


아빠가 내 얼굴을 더 꽉 쥐며 말했다.

더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눈 주변의 털이 깍여 나갔다.  

여전히 섬뜩한 물건이 눈 주위를 왔다 갔다 한다.

꼭 내 눈으로 들어올 거 같다.

눈을 질끔 감았다.

사각사각 하는 소리가 들린다.

소리만 들으니 더 무섭다.

눈을 떳다.

머리를 돌려보려 했지만 소용 없었다.


‘아빠, 조심해요. 눈 찔리겠어요.’


다시 눈을 감았다.

가슴이 콩닥 거렸다. 


“다 됐다!”


이제야 아빠 품에서 해방됐다.

눈을 뜨니 앞이 시원하게 보였다.


털이 가려져서 잘 안보였는데 지금은 잘 보인다.

아빠의 의도를 알게 되니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고맙다고 했다.


아빠가 거울을 보여줬다.

"뚱이야 시원하지?"

거울 속에는 내가 아닌 땡칠이가 있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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