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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민 Jan 26. 2021

경기 유랑 안산 편 2-2 (수인선)

안산에서 다 문화를 엿보다

안산의 시가지를 따라 지하철 4호선이 이어져있다. 시흥에서 시작해 안산을 거쳐 서울의 중심부를 관통하는 4호선은 현재 안산의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는 협궤철도 ‘수인선’이 현재의 4호선 한대앞역~ 안산역 구간을 따라 비슷하게 놓여 있었으며, 폐선이 된 1995년 후에도 흔적은 남아 중앙역에서 고잔역을 거쳐 초지역에 이르기까지 안산 도심 일부 구간에 공원처럼 보존되어 있다.

지금은 수인선이 최근에 전철로 다시 복원되면서 수원과 인천을 연결하는 교통수단으로써 역할을 하고 있지만 원래는 일제시대부터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가 깊은 철도노선이었다. 하지만 철도의 궤간이 표준계보다 짧은 협괘로 부설되어 있어 맞은편 다리가 맞닿을 정도로 작은 규모의 작고 아담한 기차였다. 일본인 소유의 조선 경동 철도 주식회사가 운영하는 사철로 경기도 수원군 수원읍에서부터 인천부 용현동까지 부설되었다.

일제의 수탈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는 증거 중 하나로 주로 경기도 해안지방에서 만들어진 소금과 더불어 같은 협궤 노선이었던 수려선과 연계하여 경기 동부지방에서 생산되는 곡물까지도 인천항으로 수송해 일본으로 반출하는 역할을 했다. 원래는 앞에서 언급한 것과 마찬가지로 화물의 비중이 높았지만 광복 이후 철도청으로 그 역할이 인계되면서 여객의 비중이 점차 높아졌다.

하지만 1960년대 이후 산업도로가 개통되고 자동차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작고 느린 수인선을 이용하는 사람은 점차 줄게 되었다. 수인선을 노선을 축소시키면서 까지 근근이 운영하다가 2000년 초반 노선 전체는 폐선되는 운명을 맞았다. 하지만 지역주민의 요구로 인해 복선전철공사에 들어가게 되었고, 오랜 공사 끝에 오이도역부터 송도역까지 전철공사를 완료하여 수도권 전철 ‘수인선’으로 다시 부활했다.

안산시내 구간은 4호선과 공유해서 다니기 때문에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 듯했다. 하지만 초지역에 내려 역 앞으로 발걸음을 욺 기면 길게 뻗어 있는 옛 철로 부지와 함께 다양한 꽃이 피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수인선 옛 철로변의 특징은 하절기 내내 눈이 심심할 일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꽃이 피어있다는 점인데, 유채꽃을 포함하여 꽃양귀비, 데이지, 구절초, 코스모스 등이 주로 피며 철도동호회를 비롯 사진동호인들의 출사 명소가 되었다.

지금까지의 여행은 아무래도 역사를 테마로 한 여행이 많았기에 새로운 장소를 발견하는 즐거움도 있었지만 조그마한 긴장감이 내재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일직선을 따라 쭉 이어져 있는 철로변에서 우리는 어디로 갈지 고민을 하지 않고 그냥 걸으면 된다. 철로 위에 균형을 맞추며 서보기도 하고, 자갈밭을 밟으며 조심스럽게 걸어본다. 이런 시간들이 나에겐 정말 소중하다. 폐선부지의 한 복판에는 예전에 기찻길을 마음껏 다녔을 기차의 객실 칸이 지금은 카페와 청년창업지원시설로 쓰이고 있다. 앞으로 부지를 활용해 각종 시설들이 조금씩 보충될 예정이라고 하니 이런 변화의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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