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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민 Jan 28. 2021

경기 유랑 안산 편 3-1 (시화방조제)

황금빛 보물섬 대부도

수도권에서 가까워 바람 한번 쐬러 드라이브 가기도 하고, 낚시, 캠핑을 즐기거나 올 때 바지락 칼국수를 먹고 오는 것으로 유명한 섬 대부도를 간다. 우리는 대부도에 관해 단지 몇 가지 이미지로만 기억하는 고정관념이 있다. 하지만 대부도의 독특한 지리로 형성된 자연경관과 섬과 육지의 문화가 결합된 독자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고, 아픈 역사의 현장이 남아서 역사의 무게감을 되새길 수 있는 역사와 문화의 섬이다.

대부도를 가기 위해 접근하는 도로는 두 군데가 있다. 하나는 화성의 전곡항에서부터 탄도 방조제를 통해 대부도의 남쪽 선감도 쪽으로 들어오는 루트가 있고, 다른 하나는 그 유명한 시화방조제를 따라 대부도의 북쪽에서 들어오는 길이 있다. 인천이나 수도권 도시에서 오는 사람들은 들어오는 길이 편한 시화방조제를 따라 대부도로 간다. 시흥시 정왕동 오이도 부근에서 출발하는 시화방조제는 대부도까지 길이 11.2킬로미터의 상당히 긴 거기를 자랑한다. 도로 3분의 2 지점에 휴게소와 함께 75미터의 높이를 자랑하는 달 전망대도 위치해 있다.

원래 시화호의 목적은 경기만의 일부였던 군자만을 바다와 분리한 다음 담수화시켜 공업용수, 생활용 수로 그리고 일부는 간척하여 사용하고자 국토부에서 야심 차게 준비한 계획이었다. 하지만 물은 흐르지 않고 가둬있으면 자연스레 오염되는데 게다가 주위가 온통 공업단지라 공업용수가 유입될 확률도 높은 곳이었다. 갑문을 닫아 시화호가 흐르지 않게 되었더니 바닷물 위에 물고기와 갈매기가 죽어서 동동 뜨고, 대부도의 포도농사를 망치는 등 문제가 커지게 되었다.

결국 1998년 11월 국토부에서 담수화를 포기하고, 시화호의 물을 농업용수로 쓰는 일도 금지했다. 물이 흐르게 되니 시화호의 상태는 점점 좋아지고 있고, 방조제를 따라 수많은 강태공들이 낚시질에 여념이 없다. 시화방조제의 길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지평선을 보며 일직선으로 뻗어 있으며 양옆에 바다를 끼고 있어서 드라이브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 때문인지 방조제길은 유난히 과속차량이 많다.

나는 양옆의 바다를 멀리 굽이 보며 나만의 속도를 내면서 천천히 달려간다. 어느덧 멀리 길쭉한 전망대와 휴게소를 알리는 이정표가 나오고 잠시 한숨 쉬어간다. 양옆이 바닷가라 유난히 바닷바람이 세다. 하지만 마음은 더욱 상쾌하다. 멀리 송도가 내려다보이는 끊임없는 망망대해 한복판에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해 본다. 이곳 시화호의 중간지점 시화조력발전소는 연간 50만 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 시설이라고 한다.

서해안의 조수간만의 차이가 크고 그로 인해 형성된 갯벌이 세계 제일의 규모로 알려져 있는데 그 힘을 전기를 생산하는데 이용되는 것을 두 눈으로 보았다. 옆의 전망대로 올라가면 시화방조제의 전체적인 모습은 물론 조력발전에 대한 이해를 쉽게 설명해 놓은 전시관도 같이 있어 이 주변만 둘러보는데 몇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까지 여기 머무를 수가 없다. 대부도에서의 즐거운 시간은 이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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