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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민 Sep 23. 2020

경기 유랑 김포 편 3-2 (글린 공원)

김포의 특색 있는 카페들

최근엔 홀로 카페에서 공부하는 이른바 카공족이 증가하고 있고, 혼자서 작업에 몰두하거나 독서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지만, 역시 나는 마음이 맞는 사람끼리 카페에 앉아서 조용히 수다를 떠는 걸 즐기는 것 같다. 특히 아름다운 카페에 가면 그 공간을 서로 공유하면서 이런 좋은 느낌을 나만의 감성으로 가지고 있는지 바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으니까.........

주로 카페에 가는 동반자는 나의 반려자인 J여사다. 상대적으로 감성적이고 즉각적으로 반응이 오는 나와 반대로 J여사는 조금 따져가면서 지켜보다가 뭔가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들면 별다른 반응이 오질 않는 차가운 심장의 소유자라고 해야 할까 가끔 나는 조그마한 돌덩이라도 감정을 실어서 보면 감동을 하기도 하는 등 자기 객관화가 부족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같이 다니다 보면 여기가 정말 괜찮구나 하는 확신을 들게 만들어 준다.

이번에 갔던 카페 글린 공원이 바로 확신을 들게 만들어 주는 장소다. 김포의 유명 카페들과 마찬가지로 도시와 도시 사이의 빈 공간에 자리를 잡았다. 장기동과 구래동 사이인 양촌읍 석모리 사이에 위치하며, 도로에서 좁은 길을 조금 올라가야 나타나기에 네비게이션을 잘 보지 않으면 지나쳐서 갈 수도 있다. 전혀 카페가 없을 공간인데 올라가다 보면 널찍한 규모의 카페가 나타난다. 건물은 벽돌로 만들어졌지만 별다른 특색을 느끼지 못했고, 비교적 좁은 부지에 많은 차량을 주차하려고 기다랗게 만들어진 주차장이랑 구석에 있는 베이커리 건물 말고는 눈에 띌만한 무언가가 없어서 그다지 기대감이 없는 상태로 들어갔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순간 내가 식물원에 왔는지 카페에 온 건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내 눈을 의심했다. 카페 곳곳에는 거대한 식물과 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고, 공간 중간중간에는 연못과 평상이 자리해 사람들이 마치 피크닉을 온 것처럼 자유롭게 즐기는 모습이 무척 정겨웠다. 입구에 있는 베이커리 코너에서 치아바타를 집어 들고, 음료를 주문하는 과정에서 석모리 블렌딩이 있길래 난 당연히 주문했고, J여사는 무난한 청포도 에이드를 주문했다.

1층은 역시나 사람들로 붐벼서 2층도 구경할 겸 올라가 보기로 했다. 2층은 가운데를 뻥 뜷어놓고 1층을 밑에서 내려다보면서 감상하게 되어 있으며, 다양한 형태의 좌석에 앉아 음료를 마시며 식물과 함께 싱그러운 분위기를 즐길 수 있어서 무척 좋았다.
베이커리는 무난했지만 솔직히 음료는 약간 실망을 했었다. 보통 맛있는 커피집을 가면 입구에서부터 커피 볶는 냄새가 진하게 풍겨져 오고 로스터링 과정도 심상치 않게 볼 수 있는데, 여기는 그런 과정이 전혀 없어서 조금 불안 불안했는데 역시나였다.

그래도 한여름 더운 날씨에 시원한 공간에서 자연과 함께 하니 기분은 상쾌해지고, 몸과 마음이 한껏 정화되었다. 도시생활에 지친 김포시민들이 이런 공간을 통해 힐링을 누렸으면 좋겠다. 글린 공원을 운영하는 주렁주렁 측도 사랑받는 만큼 세월이 지날수록 꾸준히 사랑받는 명소로 자리 잡게 조금 더 신경을 써 주셨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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