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반 상돌씨
한강 변 근처 S 빌라에서 유괴사건이 일어났다는 연락을 받는다. 식사를 마친 상돌씨는 지체할 시간 없이 바로 장비를 갖춘다. 가슴팍에 버클을 채우고 민석씨와 함께 나섰다. 상돌씨에겐 사건을 늘 함께 하는 민석씨가 있다. 민석씨는 사건 단서 수거를 위한 봉투까지 챙겨 나온다. 유괴 사건은 일분일초가 중요하다. 빠를수록 확률이 높아지는 시간 싸움이다. 상돌씨는 아스팔트에 발이 닿자마자 질주하기 시작했다. 민석씨는 치고 나가는 상돌씨의 뒤를 열심히 쫓았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런 민석씨가 답답한 듯 상돌씨는 뒤를 한번 쳐다보고 고개를 젓는다. 그리고는 유괴 피해자의 정보를 머릿속에 되내이며 수색하기 시작한다.
금세 상돌씨는 풀숲에서 유괴 당한 자의 발자국을 찾아낸다. 표면의 흙이 아직 마르지 않은 걸 보니 이곳을 지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상돌씨는 단서 옆에 마킹을 하고 다시 서두르기 시작한다. 주차된 차의 밑까지 빠짐없이 살피고, 지나간 곳을 마킹 해둔다. 진전이 없는 수색에 지친 상돌씨는 전봇대 아래서 미간을 구겼다.
[토순이 20.10.19] 이름과 생년월일이 적힌 인식표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자리를 빙글빙글 돌며 고뇌에 빠진 듯했다. 하염없이 돌던 상돌씨는 민석씨에게 수거를 맡기고 자리를 떠난다. 민석씨는 챙겨온 봉투를 꺼내 수거한 후, 상돌씨의 뒤를 따랐다. 체력 좋은 상돌씨는 지친 기색 없이 강변을 따라 뛰기 시작했고 민석씨도 숨을 몰아쉬며 달리기 시작했다.
꽤 프로페셔널한 상돌씨의 감은 틀린 적이 없었지만, 오늘은 날이 아니었다. 민석씨는 ‘날이 어두워지니 일단 오늘은 철수하자’며 상돌씨를 달랬다. 상돌씨는 토순이 걱정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포기를 모르는 상돌씨였지만 감정적 수사는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걸 알고 있다. 지금은 보다 이성적인 민석씨의 말을 듣기로 한다.
사건 본부에 도착한 민석씨는 전봇대 아래서 수거 했던 상돌씨의 잔재를 버린다. 작은 뼈다귀 모양이 그려진 상돌씨의 배변 봉투다. 민석씨는 어쩐지 암울해 보이는 상돌씨를 안아 들고 흙 묻은 발을 씻긴다. 눈을 사납게 뜬 상돌씨의 발길질이 심해지자 민석씨는 간식을 꺼내 들었고 성이 난 상돌씨의 마음과 달리 꼬리가 세차게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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