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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지 Jul 24. 2024

내향인도 교육담당자를 할 수 있나요?

직장에서 내향인으로 살아남는 꿀팁

교육담당자는 앞에 나서서 진행하는 일도 많고, 안내/강의도 해야 하잖아요. 앞에 나서는 걸 싫어하고, 내향적인 사람도 할 수 있나요~?라고 물으면 나는 단호하게 말한다.


"네! 왜냐하면, 저도 이제 하고 있거든요!"


나는 (티는 안 내지만) 찐 내향인이다. 교생, 오디션형/PT/토론 면접, 프로젝트 발표 담당 등 앞에 나서는 다양한 경험을 거쳤는데도 앞에 나서는 걸 정~말 싫어한다. 처음 교육할 때는 간단한 진행조차 피하고 싶었다. 다행히 이직 전 컨설팅펌에서는 아예 기획팀에 있어서 교육 운영할 일이 많이 없었고, 덕분에 앞에 서는 일도 없었다.


그리고 이직 후, 인하우스 교육팀으로 들어오자 앞에 서는 걸 피할 수 없는 운명이 됐다. 기획부터 운영까지 다 맡아야 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시작 안내부터 중간중간 시간 체크/안내조차도 정말 하기 싫었다. 듣는 둥 마는 둥 하는 분들도 계시고, 불만을 쏟아내는 분들도 종종 계셨기에 더욱 피하고 싶은 일이었다. 그렇게 1년 간 해야만 하는 최소한의 교육 안내, 진행을 했다.


그런데 요즘 담당하는 교육들에 안내, 진행을 넘어 OT까지 직접 다하고 있다. 최근에는 과정이 시작된 배경부터 교육생 분들이 교육 동안 무엇에 집중해야 하고, 어떤 것을 가져갈 수 있는지. PPT 21장을 만들어 OT를 진행했다. 사전 설문조사도 해서 교육생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기도 했다. 더 나아가 아이스브레이킹도 조금씩 해보고 있다. 큰 건 아니지만, 조 별 자기소개 같은 것 말이다. (소속/이름, 내 관심사, 과정 기대사항 공유) 갑자기 왜 이렇게 OT까지 진행하냐면, 1년 동안 교육을 운영하면서 느낀 게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사람이라면 새로운 것에 은근한 경계와 거부감을 갖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스스로 신청하고 들어온 교육이라고 해도 다들 약간 경계심을 가지고 있다. 긴장했다는 표현도 맞겠다. 그래서 교육에 편안하게 집중하도록 만들려면 교육생 분들의 긴장과 경계심을 풀어주는 게 중요하다. ‘이 교육’을 ‘내가’ ‘왜’ 들어야 하는지, 들으면 ‘뭐가 좋아지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그래야 교육생들이 교육에 거부감을 갖지 않고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몰입할 수 있다. 너무 당연하지만, 몰입을 도우면 교육 효과도 쭉쭉 올라가게 된다.


두 번째, 교육담당자와 교육생과 라포가 형성되지 않으면, 교육생도 교육에 큰 애정을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나를 데리고 온, 혹은 내가 선택한 이 과정을 담당하는 교육담당자에 대한 신뢰가 생겨야 나도 이 과정에 믿음을 갖고, 조금 더 진심으로 참여하게 된다. 둘 간의 라포는 교육생이 교육 과정에 보내는 일종의 신뢰다. 그래서 교육담당자&교육생 간 라포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


교육담당자라면 자꾸 나서서 교육생들과 마주해야 한다는 걸 피부로 느끼니, 찐 내향인인 나조차 조금씩이라도 해봐야겠다,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에 서는 걸 좋아해서 교육을 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교육을 해서 앞에 서는 게 중요하다는 걸 느끼고 앞에 서는, 나 같은 경우도 있다. 그래서 내향인도 교육담당자를 할 수 있나요?라고 물으면 나는 대답한다.


"네! 왜냐하면, 저도 이제 하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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