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 무인카페의 연인

by U정

내 발걸음은 늘 그렇듯 일정한 속도를 유지한다. 어제와 다를 것 하나 없는 동네가 보인다. 매일 나보다 열 걸음 앞서 걷는 교복 치마의 여학생, 지팡이를 가볍게 떨며 내 쪽으로 다가오는 할아버지. 변함없는 풍경 속을 지나 코너를 돈 순간, 낯선 빛이 시야를 채운다.


아침 7시의 무인카페. 그 시간에 사람이 있는 모습을 본 적은 없었다. 오늘은 통창 사이로 서로를 바라보고 앉은 두 사람이 보인다.


그 광경이 낯설어 속도를 조금 늦춘다. 검은 비니를 쓰고 두꺼운 뿔테 안경을 쓴 무표정한 여자. 표정은 볼 수 없지만 여자를 향해 움직이지 않는 남자의 뒤통수. 여자는 테이블에 놓인 종이컵을 두 손으로 감싼다. 손가락이 미세하게 움직였다가 멈춘다. 여자의 입술은 한 번도 움직이지 않았다.


유리창에 비친 바깥의 움직임과 달리, 카페 안은 고요하다. 여자의 시선이 잠시 창밖을 향했다가 남자로 옮겨간다. 남자의 머리도 여자 쪽으로 기운다. 둘 사이에 흐르는 것이 어색함 같기도, 오래된 편안함 같기도 하다. 관계의 초입인지, 끝에 가까운지, 그 중간 어디쯤인지 알 수 없는 표정들이다.


어느 순간 카페 안의 두 사람을 따라 시선이 멈춰 있는 나를 발견한다. 내가 있어야 할 자리가 저기인지, 여기인지 헷갈린다. 출근 중이었다는 사실도 흐려진다. 마치 그들을 보기 위해 이 길로 걸어온 사람 같다.


어디로 향하고 있었는지 다시 떠올리기까지 몇 초가 걸렸다. 내 아침에는 없는 잠잠함이 카페 안에는 자연스레 자리 잡고 있다. 그 여유가 눈에 오래 머물렀다.


두 사람 사이에 이야기가 오가는지는 알 수 없었고, 어떤 사이인지 규정할 근거도 없지만, 오랜 침묵의 폭만으로 서로의 시간을 나누고 있는 듯했다.


잠시 멈췄던 발걸음은 다시 제 속도를 찾는다.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