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다큐 <히말라야 소년의 꿈>을 봤다. 나이 든 엄마와 13살 아들은 먹고살기 위해 수십 킬로짜리 짐을 메고 험준한 히말라야를 넘는다. 노새도 짐을 진채 가파른 히말라야를 넘는다. 배낭을 멘 관광객들도 히말라야를 넘는다. 짐꾼 엄마는 무릎 통증과 자신의 고달픈 인생을 한탄하며 운다. 아들은 힘들어하는 엄마를 보고 운다. 엄마는 일당으로 받은 얼마 안 되는 돈을 아들을 위해 쓴다. 어린 아들은 좋아한다. 엄마와 아들이 짊어진 삶의 무게는 온전히 그들만의 것이다. 그들이 나르는 짐들 중에는 평생 가야 한 번도 사용해 볼 수 없는 물건들도 있다. 아파트를 건설하는 노동자가 자신은 정작 평생토록 아파트에 살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사람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고 물건은 사용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물건이 사랑받고 사람이 사용되고 있는 세상이 되었다. 인간이 소외된 것이다.
우리는 각자,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살아간다.
어릴 적, 일에서 돌아오신 엄마가 종종 빵을 가져오곤 했다. 그 빵이 그날그날 일터에서 받은 엄마의 간식이었다는 것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설마, 점심은 아니었겠지...) 히말라야 짐꾼들의 버거운 걸음걸이를 보면서, 그 옛날, 늦은 밤, 저 멀리서 짐수레를 힘겹게 끌고 오시던 아버지의 모습도 겹쳐졌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