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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준택 Spirit Care Dec 25. 2022

"나"라는 타인

지하철 맞은편에 앉은 사람들을 보며,

"나는 왜 저 사람이 아니고 나일까?, 내가 나에게 나이듯 저 사람에게도 저 사람은 '나'이겠지, 그리고 저 사람에게 나는 타인이겠지"


나에게는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은 타인이다. 각자에게 각자는 '나'이다. 각자에게는 나와 수많은 다른 타인들이 있다. 


지하철 맞은편에 앉은 사람을 보며. 저 사람도, 저 사람의 삶을 살아왔겠지, 오늘이라는 시간을 보내며 이런저런 일을 겪었겠지. 그리고 나는 모르는 저 사람만의 시간들을 앞으로도 보내고 겪겠지. 내 삶의 영화에서는 내가 주인공, 저 사람은 엑스트라겠지만 저 사람에게는 내가 엑스트라겠지. 언젠가 저 사람이 죽으면 나에게는 어느 엑스트라의 죽음이 되고 내가 죽으면 저 사람에게도 마찬가지겠지.

 

왜 수많은 타인들이 존재할까? 왜 타인들은 타인들이고 나는 나일까?



어릴 적, 가족조차 낯선 타인으로 느껴지는 묘한 감정이 찾아오곤 했다. 나이가 들면서는 나 자신이 낯설어지기도 한다. 그것은 역할에 대한 낯설음이기도 하다. 또는 시간과 삶에 대한 낯설음일 수도 있다. 


나 외에 수많은 '나'들이 있다. 그 수많은 '나'들에게 나는 타인이다.


존재(아, 이미 오래전 일이 되었지만, 얼마나 천착했던 단어였던가...)

실존,

부조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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