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행복의 기준
영하 수십 도의 추위에 인간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지내는 1950년대 러시아의 수용소, 주인공 이반 데니소비치의 슈호프의 하루를 묘사한 작품이다. 미래도 희망도 없고 살아 있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을 것 같은 혹독하고 비참한 수용소에서의 하루를 보내고 난 슈호프를 묘사한 소설의 마지막 장면이다. 참고로 이 소설의 작가 솔제니친은 실제로 그런 옥살이를 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적어도 지금의 슈호프는 무엇에 대해서나 불만을 느끼지 않는다. 기나긴 형기에 대해서도, 긴 하루에 대해서도, 또다시 일요일을 빼앗긴다는 불길한 소식에 대해서도, 지금 그의 머릿속을 사로잡고 있는 것은 오직 한 가지. 어떻게든 살아보자는 생각뿐이다…. 이렇게 하루가, 우울하고 불쾌한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거의 행복하기까지 한 하루가 지나갔다. 이런 날들이 그의 형기가 시작되는 날부터 끝나는 날까지 만 10년이나, 3653일이나 계속되었다. 사흘이 더해진 것은 그사이에 윤년이 끼었기 때문이다."
군대 시절이 생각났다. 처음엔 그렇게 힘들기만 했던 공간이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적응되고 심지어 행복감을 느낀 나날들도 있었다. 슈호프는 10년이었지만 나는 28개월이었다.
스스로에게 질문해 본다.
"나는 지금 행복한가?" 바로 지금 이 순간 말이다.
"무엇이 걱정이고 불만인가?" 내일 일어날 일이 걱정인가, 내일이 오지 않는 것이 걱정인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