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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그리고 이범선 작품선

by 차준택 Spirit Care

휴일 아침에는 눈이 더 일찍 떠진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아래 링크 참고) 글이라고 할 것도 없이 예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생각을 몇 줄 끄적인 거다.


https://brunch.co.kr/@ujuboygpqn/334

그 이후 우연히 인터넷에서 나와 같은 생각을 표현한 한 문장을 보게 되었다.(물론 휴일에 눈이 더 일찍 떠지는 사람은 많겠지만 그걸 글로 남겼다는 것이 중요하다.)


"한번 실컷 늦잠을 자본다고 벼른 일요일 아침은 도리어 여느 날보다도 더 일찍 잠을 깬다..."


단편 소설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된다. 소설의 제목도 "일요일"이다.

누가 이 글을 썼나 봤더니 이범선(1920~1981)이다.

이범선??? 검색을 해봤다. 헐!!! <학마을 사람들>을 쓴 작가다. '학마을 사람들'....

학교 때 국어 교과서 실렸던, 모든 국민들이 알고 있는, 그 유명한...,


'학마을 사람들'을 쓴 작가가 이범선이라는 걸 몰랐다는 사실이 부끄럽기도 했으나 오래돼서 기억이 안나는 것일 수도 있고 뭐 모를 수도 있다는 생각도 했다. 그리고 또다시, 그 유명한 <오발탄>이라는 작품도 이범선이 썼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스스로 쩝쩝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암튼, 덕분에(?) 이범선 단편집을 사서 읽었다. 학마을 사람들도 다시 읽고 오발탄도 읽었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일요일>이라는 소설은 실상 일요일과는 크게 관련 없는 내용이다.


이범선.JPG

이범선의 글은 좋았다. 총 6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암표, 일요일, 학마을 사람들, 피해자, 오발탄, 표구된 휴지


<피해자>라는 작품을 읽으며 줄을 긋게 만든 몇 개의 문장을 옮겨본다.


"아버지 하나님. 그것은 글자 그대로 아버지 하나님으로 내가 떼를 쓰고 울며 조를 수는 있어도, 항상 무서워서 비실비실 피하거나 또는 그 앞에 꿇어앉아서 얌전하게 고개를 수그리고 말 한마디 할 수 없는 그런 하나님 아버지는 아니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는 누구나 다 믿고 있는 것이다. 너무나 큰 믿음이기 때문에 우리들이 그 소리가 너무 커서 지구의 도는 소리를 못 듣는다는 것과 같이 그 믿고 있는 대상도 또 사실도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의 일생은 아버지께서 주신 축복의 선물이라고. 우리는 아버지 하나님에게 빚진 자가 아니라 아버지 하나님께 상 받은 자라고. 그것은 결코 교만은 아니라고..."


"한 번도 나는 나의 생각대로 살아본 기억이 없다."


다시 '일요일'이라는 주제로 돌아가서, 휴일 아침에 왜 눈이 일찍 떠질까라는 문제(?)를 이범선 작가도 느끼고 있었구나라는 걸 알았을 때..., 반가움과 함께 시간을 거슬러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ChatGPT가 말하는 이범선의 작품과 글의 성격은 다음과 같다.


이범선은 20세기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중 한 사람으로, 그의 작품은 전후 한국 사회의 혼란과 인간 내면의 갈등을 섬세하게 포착하는 데 주목할 만하다. 특히 그의 대표작인 「오발탄」은 전쟁의 상처, 도시 빈민의 현실, 도덕적 양심과 생존 사이의 갈등을 사실적으로 그리면서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


이범선의 글은 대체로 비판적 리얼리즘 성향을 띠며, 사회 구조적 모순에 고통받는 소시민의 삶을 정교하게 묘사한다. 그의 문체는 간결하면서도 날카롭고, 인물의 심리와 시대적 배경이 밀도 있게 어우러져 있다. 또한 인간의 고통과 윤리적 갈등을 통해 삶의 본질적 질문을 제기하는 것이 특징이다.

요약하자면, 이범선의 작품은 전후의 시대상과 인간의 내면을 깊이 있게 조명하며, 문학을 통해 현실을 비판하고 인간의 존엄을 탐구한 작가로 평가받을 수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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