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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준택 Spirit Care Apr 11. 2021

"나 하늘로 돌아 가리라'

[영화로 풀어가는 죽음학 이야기 2] / 천상병 "귀천"

귀천(歸天)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우리는 모두 죽는다.

시인은 하늘로 돌아간다 했다.

영롱한 새별 이슬, 

새 아침을 맞이 하기도 전, 순식간에 증발해 버리는, 

덧없는, 삶과도 같은..,

그러나, 이슬과도 같은 인생인 것은 모두가 매 한 가지,

손에 손을 잡고 가자 한다.      


해 질 녘, 온종일 정신 팔려 놀다 보면,

골목 어귀 어디선가 들려오는,

저녁밥 먹으라는 엄마의 목소리,

저녁놀을 뒤로한 채 그 목소리 따라가듯,

삶을 내려놓고, 흔쾌히 하늘로 돌아간다.    

 

어린 시절,

설렘 가득한 소풍날의 기억처럼,

삶은 그렇게 아름다웠다고,     

그러니까...,

하늘로 돌아가는 날,

죽음을 맞이하는 그날 말이다.

삶은 아름다웠다고,

말.

하.

리.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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